‘수능 출제 오류’ 덮고 가는 평가원… “문제없다” 입장 재확인

송현숙·강진구 기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 세계지리 8번 문항에 중대오류가 있다는 지적(경향신문 11월20일자 1·9면 보도)에 대해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일 공식 설명자료를 통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가원이 이 문항의 판단 근거가 될 정부 통계 자료나 문항 속 세계지도에 있는 ‘(2012년)’ 표시의 뜻을 답에 맞춰서 자의적으로 설명해 ‘출제 오류’ 문제를 축소·왜곡하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 정보서비스팀 이지영 주무관은 “(평가원의 답지와 달리) EU(유럽연합)보다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의 총생산액이 2010년부터 높아진 경향신문 20일자 기사내용을 조사해본 결과 통계청 자료나 분석과 정확히 일치했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이날 “(8번 문항은) 교학사와 천재교육 등 세계지리 교과서 2종과 EBS 교재에 근거해 출제했다”며 “교과서에서는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이 크다는 내용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한국경제지리학회와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 등의 유권해석에서도 ‘이상 없음’을 통보받았다고 덧붙였다. 평가원은 “이 문제는 경제협력체의 전반적 특징을 평가하고자 한 것으로, 특정 연도의 통계치를 묻는 것은 아니다”라며 2007~2011년 EU와 NAFTA의 총생산액 평균치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통계는 2007~2009년 EU가 총생산액이 높았지만 2010년부터는 NAFTA의 총생산액이 앞서 2012년까지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현실과 배치된다. 2012년 실적을 반영한 6년간 평균치도 NAFTA가 앞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내용을 실은 교학사 교과서는 ‘2009년 국제통계연감’을 인용했다. 현실이나 추세와 다른 통계로 논란이 될 문제를 내고 ‘과거 평균치’로 근거를 삼은 셈이다.

평가원은 이날 교육부에서 수능 부정행위자를 최종 통보받은 후 채점에 들어가 27일 수험생들에게 성적을 통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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