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절차대로 했다”… 문제 검수 과정 등 부실 논란

송현숙 기자

올해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오류 논란이 커지면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문제 검수와 이의신청 처리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논란이 되는 부분을 미리 거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실 검수라는 지적과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평가원 측은 20일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수능 출제기준에 대해 교육과정과 교과서 내 출제라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김경훈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세부 규정은 대외비라 밝힐 수 없다”면서도 “논란이 될 수 있는 사항은 가급적 배제하라는 점이 출제 유의사항에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본부장은 “이번 문제의 경우는 교과서 2군데에 명백히 나와 있고 이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수능 이후 이의신청과 처리는 ‘매뉴얼대로’ 이뤄졌다고 했다.

평가원 측은 시험 당일부터 5일간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이의제기를 받았고, 과목별로 3인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해 이의신청 부분을 검토했다. 세계지리의 경우 6명(교수 4명, 교사 2명)이 지난 13일 내부 직원, 출제진과 함께 공동회의를 했다.

회의 결과 논란이 된 부분이 있으면 공인된 학회로 보내 오류 여부를 결정한다.

평가원은 논란이 된 세계지리 8번 문항은 한국경제지리학회와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의 자문을 받아 오류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전문학회가 현실과 다르고 납득할 수 없어 논란이 제기될 통계를 근거로 제시했지만 평가원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책임을 전문가들에게 떠넘긴 셈이다.

이 과정에서 평가원이 지난 13일 연 이의심사실무위에 참석한 17명의 위원 가운데 한 명은 “지도에서 표기된 2012년 통계에서 NAFTA가 EU보다 총생산액이 많다”며 “교과서 자료 역시 특정 통계이므로 이를 일반화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반대의견을 냈지만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세계지리 8번 문항은 3명에게서 6건의 이의가 제기됐다. 평가원은 “교과서 내에서 출제했고, 전문가들도 문제가 없다고 했으니 된 것 아니냐”는 입장이지만, 현장교사들은 “교과서가 사실과 다르다면 문제를 내지 말았어야 한다. 너무 무책임한 태도다” “교과서로 배우는 것이지 교과서를 배우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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