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해묵은 ‘유보통합’ 첫발…교사 통합 조율이 ‘최대 난제’

남지원 기자

‘유보통합’ 순항하려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뉘어 있던 유아교육·보육 관리체계 통합 추진 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뉘어 있던 유아교육·보육 관리체계 통합 추진 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용 어려운 유치원 교사들
보육교사와의 통합에 반발
교사 자격·양성 체계 개편 등
어떻게 해결할지는 빠져

CCTV 등 시설 문제 논란에
매년 2조씩 추가 예산도 뇌관

교육계에는 “유아교육·보육 통합이 남북통일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다. 30일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는 ‘유보통합’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날 발표에서 유보통합의 가장 민감한 부문인 교사 양성체계 개편 문제는 제외됐다. 첫발을 뗀 유보통합이 앞으로 순조롭게 진행되려면 지난 정부들이 손도 대지 못하고 포기한 난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보통합은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추진됐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있지만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한 교육계의 해묵은 과제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국무조정실 산하에 유보통합추진단을 설치하고 세부 추진계획까지 나왔지만 3~5세 교육재원만 통합하고 성과 없이 흐지부지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인수위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유보통합 추진을 검토했지만 현실화하지는 않았다.

40년 해묵은 ‘유보통합’ 첫발…교사 통합 조율이 ‘최대 난제’

앞선 정부들이 통합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교사 자격기준과 양성체계를 통합하는 일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유치원은 학교의 일종이고, 어린이집은 사회복지시설이다. 유치원 교사는 전문대 이상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유치원 정교사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특히 국공립 유치원 교사가 되려면 바늘구멍 같은 임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지난해 서울 국공립 유치원 교사 임용에는 10명 선발에 682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68 대 1이었다.

반면 어린이집에 근무할 수 있는 조건인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전문대 졸업 후 1년 반가량 학점은행제 등 온라인 강좌를 수강하면 된다. 급여 등 처우 차이도 크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려면 유치원 교사와 보육교사의 양성체계와 자격기준, 처우 등을 통합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가장 큰 난관이다. 일부 유치원 교사들은 ‘유보통합 강제추진 결사반대연대’를 결성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집회를 여는 등 이미 집단반발에 나섰다.

교사 자격과 양성체계 개편방향에는 아직 손도 대지 못한 상태다.

시설기준 통합도 논란거리다. 어린이집 시설기준을 유치원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민간 어린이집 원장 등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재 어린이집에는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만 유치원에는 의무가 아닌 폐쇄회로(CC)TV 문제도 정리해야 한다.

예산 문제가 뇌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기존에 따로따로 집행되던 유치원·어린이집 지원 예산 15조원과 유보통합에 필요한 추가 재원 등을 합쳐 ‘교육·돌봄책임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이를 교육청이 관리하도록 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유보통합 추가 재원으로는 교사 처우개선과 시설 격차 해소, 교육비 지원 등에 2026년부터 매년 2조1000억~2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도교육청과 소통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추진위를 중심으로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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