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통증환자 40% "죽고 싶다"

박효순 기자

만성통증을 겪고 있는 환자 10명 중 4명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으며, 10명 중 1명은 실제로 이를 행동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통증학회(회장 심우석)가 금년 7월 20일부터 9월 3일까지 전국 20개 대학병원 통증클리닉을 방문한 만성통증환자 833명(여 425, 남 408)을 대상으로 만성통증환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들과, 환자들이 치료약이나 시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이같이 드러났다.

환자들의 평균연령은 57세였으며, 이환기간은 75개월(약 7년)이었다. 최근 1주간의 평균 통증점수는 5.9점 (0점은 전혀 통증이 없는 상태, 10 점은 상상할 수있는 최고의 통증)으로 중등도 이상의 통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약 25%의 환자는 진통제 등 약 복용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응답했다. 조사대상자의 반 이상이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었으며, 전체 응답자 4명 중 1명은 실제 부작용으로 인해 약을 중단하거나 바꾼 적이 있었다.

만성통증환자 40% "죽고 싶다"

조사결과 응답자 4명 중 3명 이상이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마약성진통제 사용이 필요하다고 긍정적인 응답을 했다. 실제로 마약성진통제를 이중인 환자는 약 30%였다. 통증조절을 위한 신경블록(신경차단술)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다.

조사대상 환자의 42.2%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전체 환자 10명 중 1 명은 실제로 이를 행동으로 옮긴 적이 있었다.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는 빈도는 남녀가 비슷한 정도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볼 때는 40~50대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는데, 특히 50대가 조사대상자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만성통증으로 인해 겪는 악영향에 대해서는, 짜증·분노 등의 성격변화가 가장 크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우울감, 수면장애, 불안감, 죽고싶다는 생각, 집중력과 기억력감소, 경제활동 제한, 가족들의 불이해, 친구들의 불이해, 경제적 어려움, 극단적 시도, 실직, 가정불화, 이혼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거의 모든 문제들은 40대 이하의 젊은 층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심우석 회장(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은 “2011년에는 수면장애가 가장 큰 문제로 조사되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성격의 변화와 우울감이 수면장애 보다 더 큰 문제로 나타났다”면서 “통증치료 전문가들의 과제일 뿐 아니라 국가와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더욱 더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임윤희 홍보이사(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이번 조사 결과가 가족과 친구 등 주변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더욱 더 빛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