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세 ‘주춤’…오미크론 대응 ‘골든타임’ 왔다

노도현 기자

델타 약세에도 오미크론 하루 100명 돌파…‘사후 수습’ 방역 역부족

‘병상·입원 조정’ 컨트롤타워 명확히 하고 의료체계 비상계획도 시급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1151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한 29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고 치료실로 향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1151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한 29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고 치료실로 향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주도하는 코로나19 유행은 한풀 꺾였지만 전파력이 더 높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무섭다. 오미크론이 한두 달 안에 우세 변이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확산세가 주춤해진 이 시기에 의료대응체계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금이 오미크론 대유행에 대비하고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를 마련할 ‘골든타임’인 셈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8주 연속 증가하던 주간 확진자 규모가 감소세로 돌아섰고, 감염재생산지수도 ‘유행 억제’를 의미하는 1 아래로 내려왔다. 병상 확보와 운영에 숨통이 트이면서 29일 0시 기준으로 1일 이상 병상 배정을 대기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80%를 웃돌던 중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은 이날 74.9%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는 이날 115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의료체계 여력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무엇보다 오미크론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국내에서도 이날 하루에만 오미크론 확진자가 109명 늘어나는 등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전문가들은 지금의 의료대응체계로는 오미크론 대유행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의료대응체계의 컨트롤타워부터 불분명하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하에 있는 수도권 코로나19 긴급대응반이 환자 중증도 분류와 병상 배정을, 보건복지부(중앙사고수습본부)가 병상 확충을 담당하는 등 역할이 분산돼 있다. 행정부처 중심으로 진료지침을 짜다보니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코로나 중환자 증상 발생 후 20일 격리해제’ 조치가 대표적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복지부의 재정·행정적 지원 역할은 남기고 진료체계 운영원칙 수립, 병상 확보와 입원·전원 조정 역할은 중앙감염병병원에 위임해 컨트롤타워를 명확히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의료체계 비상계획 마련도 시급하다. 지금은 각종 지표로 방역상황이 나빠지면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는 체계일 뿐 의료체계 대응 방침은 부실하다.

오명돈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전날 정부가 개최한 ‘지속 가능한 코로나19 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토론회’에서 “감염병 위기대응의 행정체계는 방역 위주고 의료대응은 ‘사고 수습’이라는 틀에 머물러 있다”며 “한두 달 후 오미크론이 우점종이 된다고 했을 때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하더라도 비상체계가 전국적으로 가동되는 데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지금 처한 상황을 평상·비상·위기로 명확히 구분하고 단계별로 적용할 병상 운영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미 코로나19 치료제 부족 시 투여 우선순위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의료 인력난을 방지하기 위해 위기 단계별로 의료인 격리지침을 마련해둔 상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수도권 대응반을 중심으로 병상 컨트롤타워 체계를 강화하고, 확충 병상을 초과할 시 비상계획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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