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나온다는 소문에···무속행위로 몸살앓는 경남 의령 ‘부자 솥바위’

김정훈 기자
경남 의령 솥바위 앞에서 무속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독자 제공

경남 의령 솥바위 앞에서 무속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독자 제공

부자 탄생 전설이 내려오는 경남 의령 솥바위 인근 주민과 관광객들이 무분별한 무속행위로 불편을 겪고 있다.

경남 의령군은 남강변 솥바위 인근에 무속행위를 자제를 당부하기 위해 안전요원 2명을 배치하고, 펼침막 등을 걸었다고 27일 밝혔다.

의령 남강 정암철교 아래 있는 솥바위는 조선시대 한 도사가 ‘주변 20리에 큰 부자가 나온다’고 예언한 곳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솥바위 주변에서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 효성 창업주 조홍제 회장 등 3명의 한국 대표 그룹 창업주가 탄생했다.

의령군은 2022년 ‘리치리치 페스티벌(일명 부자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솥바위가 바라보이는 남강변 무대(390㎡)를 새롭게 정비했다.

경남 의령 솥바위 앞에서 무속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바로 옆에는 무속행위 자제를 당부하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독자 제공

경남 의령 솥바위 앞에서 무속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바로 옆에는 무속행위 자제를 당부하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독자 제공

축제 때는 솥바위까지 부교를 설치해 직접 솥바위를 만지며 저마다 소원을 빌기도 한다. 솥바위에는 지난해 4만5862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했다.

그러나 최근 이곳에서 굿판 등 무속행위가 자주 벌어지고 있어서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주말이면 관광버스를 빌려 대규모 무속팀들이 굿판 등 무분별한 행위를 벌이기도 한다.

주민들은 “소원을 기원하는 좋은 곳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오는 곳에 종교인이나 무속인들이 한꺼번에 많이 와서 굿판을 벌이니까 관광객들도 싫어한다”며 “자제를 당부하고 여러 차례 대책을 세워달라고 의령군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무속행위가 벌어지는 곳은 문화재보호구역이지만 행위 단속규제 기준이 모호해 무조건 막기가 어렵다. 솥바위 인근에는 남강을 가로지르는 정암철교(국가등록문화재)가 있고, ‘의령 여씨 항제시도록 및 시조 제단비’는 경남도문화재자료로 등록돼 있다.

현행 경상남도문화재보호조례에는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서 해당 도지정문화재나 문화재자료 보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음·진동·악취를 유발하거나 대기오염 물질·화학물질·먼지·빛 또는 열 등을 방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런 조례가 있지만 소음 등 수치화된 뚜렷한 규제가 없어 단속도 어렵다. 경북 경주시도 문무대왕릎 앞에서 대낮 굿판이 벌어지지만 단속근거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의령군 관계자는 “봄철 물고기 방생 시기와 맞물려 무속행위가 이어지고 있다”며 “단속 규정이 모호해 무속행위 자제 펼침막, 촛불켜기,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등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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