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코레일의 보복성 노조원 징계 철회해야”

이종섭 기자

4일 오전 서울역이 있는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의 철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철도노조 조합원들과 시민사회 단체 관계자들은 높은 철문을 바라봤다. 지난해 12월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코레일의 노조원 징계 절차에 항의하는 목소리는 그렇게 철문에 막혀 본부 안에까지 전달될 지 모를 상황이었다.

이날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소속 노조원들과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철도 민영화 저지 및 공공성 강화를 위한 서울대책위’는 노조원 징계 절차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철도공사가 민영화에 반대하는 노조의 정당한 파업에 대해 보복 징계를 진행하고 있다”며 “노조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 신청, 부당 징계는 모두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철도공사가 민영화가 아니라고 했던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후 공항철도와 적자선 운행 감축 등 민영화의 사전 조치가 추진되고 있음이 폭로됐다”며 “철도 공공성과 자신들의 노동조건을 지키기 위해 벌인 정당한 파업이었음에도 노동자들을 불법파업 및 업무방해로 징계하겠다는 것은 보복성 노조 탄압”이라고 말했다.

4일 오전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와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철도 민영화 저지 및 공공성 강화를 위한 서울대책위’가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 앞에서 노조원 징계 절차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br />/이종섭 기자

4일 오전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와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철도 민영화 저지 및 공공성 강화를 위한 서울대책위’가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 앞에서 노조원 징계 절차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종섭 기자

하지만 이들의 요구는 코레일 측에 전달되지 못했다.

노조와 대책위 관계자들이 징계 절차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철도공사 서울본부는 철문을 굳게 닫은 채 이들을 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굳게 닫힌 철문을 사이에 두고 공사와 대책위 관계자들 사이에는 10여분간 승강이가 벌어졌지기도 했다. 이정원 서울대책위 간사는 “부당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노조와 시민사회의 뜻을 전달하려 하는 것인데 문을 걸어 잠그고 아예 의견을 듣지 않으려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반면 철도공사 서울본부 관계자는 “내부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징계가 진행 중인데 외부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노조원들에게는 소명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되는 일”이라고 서한 수령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와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철도 민영화 저지 및 공공성 강화를 위한 서울대책위’가 4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에 철도노조원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항의 서한 등을 전달하려 하자 철도공사 서울본부 관계자가 문을 걸어 잠그고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br />/이종섭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와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철도 민영화 저지 및 공공성 강화를 위한 서울대책위’가 4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에 철도노조원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항의 서한 등을 전달하려 하자 철도공사 서울본부 관계자가 문을 걸어 잠그고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이종섭 기자

철도노조 서울본부는 이날 현재 각 지역본부 노조 간부 140여명에 대한 철도공사 본사의 징계와 노조원 600여 명에 대한 지역본부의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징계 결과는 17일쯤 나올 예정이다. 이충렬 철도노조 서울본부장 직무대리는 “사측의 부당한 징계 절차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쟁과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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