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서 연신 고개 숙인 SPL 대표이사···“안전진단 철저히 하겠다”

유선희 기자    조해람 기자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 23일 ‘평택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20대 여성 노동자’를 위한 추모 분향소가 차려져 있다. 한수빈 기자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 23일 ‘평택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20대 여성 노동자’를 위한 추모 분향소가 차려져 있다. 한수빈 기자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20대 노동자가 홀로 일하다 숨진 에스피엘(SPL) 중대재해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국감에 출석한 강동석 SPL 대표는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강 대표는 “불행한 일이 발생해 대표이사로서 유가족과 임직원,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2인1조 작업 미준수에 대해선 “2명이 함께 전 세부공정을 같이 한다고 돼 있다. 모든 것을 함께 하는 규정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여야 의원들은 메뉴얼에 있는 ‘2인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이유를 집중해서 물었다. 회사 매뉴얼에는 소스 혼합공정에서 2명이 작업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강 대표는 “저희가 정의하는 이 작업은 2인1조라기보다는 일련의 공정을 두 사람이 같이하는 작업이다. 이 두 가지의 차이는 여전히 조사 중이다”며 “지금 말하는 부분은 사고 발생 원인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2인1조 작업 필요성에 대한 질의가 계속되자 강 대표는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작업에 대해선 적극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2인1조 작업을 했다면 곧바로 옆 동료가 구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심지어 회사는 동료가 죽은 현장에서 빵을 만들게 했다. 이런 기업이 우리나라 식품 프랜차이즈의 선두기업이라니 비극이다”며 “노동자 생명이 우습나. SPC그룹이 바뀌지 않으면 빵을 팔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강 대표는 “사업장 안전진단을 철저히 하겠다”며 “규정부터 안전장치, 작업환경 모두 살펴보고 철저히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무리한 야간업무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야간업무 지시가 본인(강 대표)의 판단이냐”고 묻자 강 대표는 “그렇다. 정말 잘못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SPC의 지시가 있었느냐는 질의에는 다시 “아니다”라고 했다. 신고가 늦어진 데 대해선 “너무 경황이 없어서 (구조)활동을 먼저 했다. 비상대응 매뉴얼은 있었다”고 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사과가 있었음에도 (지난 23일에도)손가락 절단사고가 있었다. SPC그룹은 최근 5년간 758건의 산재가 있었다”며 “이런사고를 예방 못 할 정도로 엉터리다. 오늘 국감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반드시 청문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기관의 역할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SPL 평택공장을 대상으로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6차례 산업안전보건 감독·점검을 했음에도 끼임방호 장치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지난 5월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코샤(KOSHA)-MS 인증 심사를 하면서 끼임 방호조치에 대해 권고 의견을 냈지만, 적합판정을 내렸다.

최근 잇따르는 중대재해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실효성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전해철 환노위 위원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제 기능을 못 하는 건지, 이걸 집행해야 하는 노동부가 등한시 하는 건지” 물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조만간 로드맵을 발표할 거다. 선택과 집중이 잘 되는지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감독을 강력히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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