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취소 소송…“인권위도 나서달라”

유선희 기자

정부 ‘미복귀 노동자 행정처분’ 예고에 맞대응

<b>운행 화물차 놓고…화물연대는 선전전, 경찰은 보호</b> 화물연대 파업 12일째인 5일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선전전(위 사진)을 하는 가운데 일부 화물차가 경찰의 보호 속에 컨테이너를 실어나르고 있다. 연합뉴스

운행 화물차 놓고…화물연대는 선전전, 경찰은 보호 화물연대 파업 12일째인 5일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선전전(위 사진)을 하는 가운데 일부 화물차가 경찰의 보호 속에 컨테이너를 실어나르고 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 “정부 명령, 명확성의 원칙에 부합 안 해”
“기본권 침해·ILO 협약 위배”…개입 요청서 제출

화물연대가 정부가 발동한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처분 취소소송을 청구했다. 화물연대는 노동·시민·인권단체와 함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도 개입을 요청했다.

화물연대는 소속 조합원 1명의 명의로 5일 서울행정법원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 처분 취소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조합원은 지난달 30일 운송사를 통해 문자메시지로 ‘업무개시명령’을 통보받았다. 화물연대는 이날까지 문자메시지로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조합원은 49명이고, 등기송달은 2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취소소송 청구 이유에 대해 “범죄와 형벌을 규정하는 법률은 그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 및 명확성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업무개시명령 사유로 주장하는) ‘정당한 사유’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 ‘상당한 이유’ 등은 명확성 원칙에 부합하지 않을 소지가 크다. 이 사건 업무개시명령의 처분 사유 존부를 판단함에 있어 엄격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설령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사유가 존재한다고 해도, ‘기본권의 제한은 필요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는 비례의 원칙을 위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며 “헌법 제15조(직업선택의 자유)와 제10조(행복추구권) 침해이고,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제29호(강제노동 금지), 87호(결사의자유 및 단결권 보호)를 위배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이번 2차 총파업의 원인이 정부와 정치권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1차 총파업 당시에도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고 품목 확대를 논의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고, 국회 논의도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부터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는 화물노동자를 상대로 행정처분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화물연대 총파업 6일째인 지난달 29일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화물연대는 “신중하게 검토됐어야 하는 업무개시명령을 국토부 장관은 ‘불법’ ‘엄단’ ‘처벌’과 같은 위압적인 수사를 앞세워 위헌·위법적으로 발령하기에 이르렀는 바, 위법하므로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와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은 이날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법한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고, 헌법상 기본권과 국제기구의 협약을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정권 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가인권위원회가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화물노동자와 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지난 6월의 약속을 이행하고 안전운임제를 안착시키라는 요구가 정당한 사유가 아니라면 과연 ‘정당한 사유’라는 게 존재하기는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저 ‘불법’과 ‘정치파업’ 같은 선동적인 문구로 국민들 눈을 속이고, 제 지지자들을 끌어모으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화물노동자들의 총파업을 둘러싼 상황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인권과 노동권의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묻게 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회견을 마친 후 개입 요청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