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1주년

다시 든 촛불, 시민들 "적폐청산 위한 촛불은 계속된다"

이유진·김지혜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1주년(29일)을 맞아 1주년 촛불집회가 예정된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은 1주년 축하와 함께 적폐청산을 바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로 가득찼다.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1주년을 맞은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1주년 기념 집회에서 한 시민이 ‘촛불은 계속된다’라고 적힌 팻말을 가져가고 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1주년을 맞은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1주년 기념 집회에서 한 시민이 ‘촛불은 계속된다’라고 적힌 팻말을 가져가고 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이날 오후 5시쯤 한 손엔 촛불을 다른 한 손엔 ‘MB(이명박) 구속! 적폐청산!’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광장을 찾은 박태자씨(64)는 “1년 전에도 매주 촛불을 들고 나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는데, 아직도 적폐로 남은 세력들이 많아 이들을 몰아내야겠다 싶어 다시 한 번 촛불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을 찾은 박태자씨(64)가 LED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지혜 기자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을 찾은 박태자씨(64)가 LED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지혜 기자

6살 아들과 함께 광장에 나온 김재란씨(41·주부)는 “지난해 10월 신문기사를 통해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 시위에 대해 알게 됐고 이때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봤다”면서 “이후 이건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당시 촛불집회에 계속 참석했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전 세계가 우경화되고 있는 와중에 한국은 오히려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우경화됐던 사회가 각성을 하고 시민들이 촛불로 다시 제자리 잡았다”면서 “적어도 십년 후에는 역사 교과서에 실릴 역사의 현장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 다시 광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28일 김재란씨(41·주부)와 아들 장도율군(6)이 촛불집회 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김지혜 기자

28일 김재란씨(41·주부)와 아들 장도율군(6)이 촛불집회 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김지혜 기자

이날 광장 곳곳에는 ‘촛불 1주년의 주역은 시민입니다’ ‘촛불은 계속된다’ 등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인천에서 온 이슬기씨(32·주부)와 강홍규씨(36·회사원) 부부는 “지난해 6번 정도 집회에 참가하다 날이 추워지면서 못 나오게 돼 마음이 안 좋았었다”면서 “지난해와 달리 마음이 편하고 좋다. 혼자가 아니라 사회 전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투쟁 했다는 점에서 속이 시원하고 신난다”고 말했다. 이씨는 “적폐청산이 빠르게 되고 있지는 않지만 한 단계씩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보고 관심 갖고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1주년을 맞은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1주년 기념 집회에서 한 시민이 펀치버스킹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1주년을 맞은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1주년 기념 집회에서 한 시민이 펀치버스킹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앞서 오후 6시 본행사를 앞두고 광화문 일대에서는 각종 사전행사가 진행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광화문 광장에서 ‘2017 촛불 1년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한국사회의 낡은 적폐는 여전히 살아 꿈틀거리고 비정규직 없는 평등세상은 아직 요원하다”면서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봉쇄하는 낡은 법과 제도는 그대로이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는 자회사와 같은 편법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문제야 말로 다음 세대에 넘겨주지 말아야 할 적폐 중의 적폐다.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계획이 발표됐지만 비정규직 제로시대가 아닌 비정규직 절반시대라고 할 정도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비정규직이 당연한 세상을 비정규직이 비정상적인 세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 북광장~교보문고~보신각~조계사~열린시민마당까지 행진을 벌였다.

청소년과 대학생들도 목소리를 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청소년행동단은 오후 2시30분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 선거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촛불혁명을 계승한다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지만 청소년은 여전히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2018년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지만 청소년은 선거권을 포함한 정치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청소년을 억압하고 권리를 제한하고 있는 제도와 현실을 끊어내는 것을 상징하는 쇠사슬 끊기 퍼포먼스를 벌였다.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하는 사진들이 붙어있다. 김지혜 기자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하는 사진들이 붙어있다. 김지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반대와 차별없는 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서울본부는 오후 4시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시국대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 방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내달 7~8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다”며 “북한 위협을 빌미로 한 대규모 무기 구매와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통해 농산물 수입확대를 압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은 같은 시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 만들기를 촉구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에 차별금지법 제정도 담지 못하고 각종 인선논란에서 젠더 및 소수자인권에 대한 감수성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촛불집회 1년 기념 행사는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열린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오후 6시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 1주년 대회’를 연다.

1주년 대회는 지난 1년간 촛불집회의 기록을 담은 시민들의 인증샷 슬라이드 영상으로 문을 연다. 이어 사전에 접수 받은 단체의 발언과 현장에서 즉석으로 진행되는 시민 자유발언이 진행된다. 전인권 밴드와 가수 이상은, 권진원과 평화의나무 합창단, 4·16가족합창단 등의 공연도 이어진다.

논란이 됐던 청와대 행진은 취소됐다. 다만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촛불집회를 마친 후 광화문 광장에서 효자치안센터까지 행진을 진행한다.

같은 시각 서울 여의도에서는 ‘촛불파티’가 열린다. 참가자들은 오후 6시쯤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집회를 연 뒤 자유한국당 방향으로 행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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