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여론조사…70%는 “후보들, 중요 의제로 안 다뤄”
10명 중 8명은 “기후위기 영향, 지금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시민 10명 중 8명 이상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중요하게 고려하겠다고 응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의 응답자 중 70%는 대선 후보·정당들이 아직 기후위기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 않다’고 보고 있었다. 시민들은 기후위기 공약을 후보 선택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생각하지만, 정치권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12~19일 만 14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3%포인트)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31.5%는 대선에서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매우 고려할 것’, 56.5%는 ‘약간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91.1%는 ‘대선 과정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중요한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했다. 45.9%는 매우 중요하게, 45.2%는 약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응답자 중 정치권이 기후위기를 약간이라도 중요 의제로 다룬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52.2%는 대선 후보들과 정당이 기후위기 문제를 ‘별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 않다’, 17.8%는 ‘전혀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97.7%는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답했으며, 80.1%는 기후위기의 영향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기후위기를 먼 미래의 일이 아닌 현재 벌어지는 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인식하게 된 계기로는 64.6%가 ‘폭염, 폭우와 같은 국내 기상이변’, 26.6%는 ‘산불, 가뭄, 홍수와 같은 해외뉴스’를 선택했다. 기후위기가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95%가 ‘매우 또는 약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할 책임은 39.5%가 ‘중앙정부에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기업 24%, 개인 21.3%, 국회와 정당 7.9%였다.
응답자들 중 89.4%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종료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50%는 ‘1만원 미만’, 23.9%는 ‘1만원 이상~2만원 미만’, 9.2%는 ‘2만원 이상~3만원 미만’까지 수용 가능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9.5%는 ‘추가로 지어지고 있는 석탄발전소는 건설 중단돼야 한다’고 답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93.3%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다예 녹색연합 활동가는 “세계 곳곳에서 기후위기는 이미 현실이 됐다”며 “기후위기 대응이 최우선의 정치 의제로 다뤄져야 하며, 정치인들의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