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라지만…다시 과열되는 ‘코로나 신상털기’

박채영 기자

오미크론 국내 첫 확진자 부부

“동선 거짓 증언” 실명·사진 유포

당국도 개인정보 공개 오락가락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국내 첫 확진자를 향한 신상털기와 비난이 과열되고 있다. 지난해 대구 신천지 교회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를 대상으로 했다가 잦아들었던 신상털기와 혐오가 오미크론 감염을 계기로 다시 등장한 것이다.

지난 3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오미크론 찾았다’는 제목으로 오미크론 첫 국내 확진자 목사 부부의 사진과 실명이 담긴 게시물이 올랐다. 한때 커뮤니티의 베스트글에까지 올랐던 해당 게시물은 10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카페의 ‘목사 부부 아들 다니는 학교 어디인지 아나요’라는 게시물에는 목사 부부의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로 추정되는 곳이 적힌 댓글이 달렸다.

목사 부부는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지난달 24일 귀국해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역학조사 당시 “(인천공항에서 이동할 때) 방역택시를 탔다”고 거짓말한 것이 알려져 비난을 샀다. 커뮤니티 게시글에는 “신상이 털려도 싸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랄라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확진자 증가와 같은 시기에 새로운 변이가 유입되면서 불안 심리가 작용한 현상”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경험한 바로는 개인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확진자 관련 정보 공개 원칙도 일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확진자 개인의 동선을 공개해 확진자가 특정되는 일이 반복되자 정부는 지난해 12월22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확진자의 성명·성별·나이·상세 주소 등 감염병과 관계없는 개인정보는 지자체 등이 임의로 공개할 수 없게 했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이 처음 확인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오미크론 확진자에 한해 성별과 연령대를 보도자료에 공개했다. 2일부터는 오미크론 확진자 개개인의 백신 접종 이력도 공개했다.

방대본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칙적으로 성별, 나이 등 정보를 제외하고 있지만 역학적으로 필요가 있을 때는 공개하고 있다. 오미크론 확진자의 성별 같은 경우는 공개하다가 지난 6일부터는 역학적 관련성이 낮다고 생각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령대와 백신 접종 이력 공개에 대해서는 “오미크론이 신규 변이라 백신 접종이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많아 백신 접종 여부를 공개했다”며 “연령대에 따라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연령대를 함께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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