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마스크 대란’처럼…‘키트’ 약국 품절, 온라인 값 폭등

이유진·유경선 기자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

‘검사키트 없어요’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이 이어진 11일 서울 종로구 한 약국 문에 검사키트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이날 13일부터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우철훈 선임기자

‘검사키트 없어요’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이 이어진 11일 서울 종로구 한 약국 문에 검사키트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이날 13일부터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우철훈 선임기자

13일 온라인 판매금지 전해지며
지난달 3000~5000원이던 물품
판매몰에서 3만원대까지 올라

“마스크처럼 매일 쓰는 것 아냐
소동 오래가지 않을 것” 의견도

“물량은 이미 지난주에 바닥났죠. 기약이 없어요. 찾는 사람은 날마다 와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 김모씨(38)는 ‘자가검사키트를 구입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문의에 이렇게 답했다. 서울 시내 다른 약국도 상황은 엇비슷했다. 서울 중구의 한 약국은 이날 오전 9시30분에 자가검사키트 2000개를 확보했는데, 불과 1시간30분 만에 “완판됐다”고 했다. 약사 정모씨(35)는 “2년 전 마스크 대란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매일 들어오는 물량이 다르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잘 안 돼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판매개수) 제한을 특별히 두진 않지만, 물량이 적을 땐 한 사람당 10개 안쪽으로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속항원검사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은 오프라인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었다. 13일부터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온라인 판매몰에서 판매 중인 자가검사키트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이틀 전까지 1만4000원이던 키트(2개 1세트) 가격을 3만원대까지 올려 판매하고 있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개당 3000~5000원선에서 판매되던 물품이다.

당근마켓·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자가검사키트는 ‘귀하신 몸’이 됐다. 가격이 점점 비싸지는데도 판매글이 올라오기 무섭게 글머리에는 ‘판매완료’ 문구가 붙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검사키트 2개들이 한 상자를 3만원에 판매 중인 A씨는 기자와 메신저 대화로 “회사에서 받은 검사키트인데 여유가 있어 판매글을 올렸다”며 “시세에 맞게 가격을 책정해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전모씨는 “이틀 전만 해도 이렇게 비싸진 않았다”며 “온라인 판매 중단 전에 미리 구매를 좀 해두려 했는데 아무래도 (비싸서) 안 되겠다”고 했다.

판매자들의 ‘묶음판매’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마트 내 약국에서 (검사키트를) 구했다”며 “집 근처 약국 7군데를 돌고 8번째 약국이었다. 약국 두 곳은 20개·25개들이로 15만원에 팔더라”고 했다.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어딜 가나 다 벌크(묶음)로만 파는데, 너무 비싸서 살 엄두가 안 난다”는 글이 올라왔다.

당국의 검사키트 온라인 판매 금지 조치를 ‘오프라인 판매처’ 현장에 통보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한 약국 관계자는 “안내받은 게 아무것도 없어서 손님들이 물어도 설명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사 이모씨(52)는 “갑자기 검사키트를 찾는 손님이 몰리길래 무슨 일인가 했다”며 “뒤늦게 온라인 판매 중단 소식을 알았다”고 했다.

다만 ‘제2의 마스크 대란’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약사 B씨는 “마스크는 매일 쓰는 소모품이지만, 자가검사키트는 필요할 때 하나씩 쓰니까 상황이 낫지 않겠냐”며 “마스크 때처럼 소동이 오래갈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자영업자 C씨는 “오미크론은 전파력이 강하다고 하는데, 약국에 사람들이 붙어 있을 것을 생각하면 걱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강모씨는 “셀프검사키트가 약국에선 품절이고, 온라인에선 가격이 들쑥날쑥한데 차라리 정부가 통제해 가격이나 공급을 안정화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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