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교수 “손소독제가 바이러스만 죽이는 게 아니다”

김서영 기자

<햇빛도 때로는 독이다> 출간

박은정 경희대 의대 교수가 3월 14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박은정 경희대 의대 교수가 3월 14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3년 연속 세계 피인용 상위 1% 연구자(약리학 및 독성학 분야), 미래창조과학부 지식창조대상(2015), 사회혁신유공 대통령 표창(2019). 박은정 경희대 의대 교수를 수식하는 말이다. 박 교수는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생활화학제품 내 화학물질 등 일상 속 유해물질에 의한 질병 발생 기전을 주로 연구하는 독성학 전문가다. ‘비(非)SKY’ 출신에다 경력단절을 겪었으며, 본래 면역학 전공이었다는 이력도 따라붙는다.

수식은 본질을 가린다. 수식어가 지나간 자리에 오롯이 남는 건 ‘독성학자 박은정’이다. 그가 최근 <햇빛도 때로는 독이다>(경희대 출판문화원)를 출간했다. ‘생활 속 화학물질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법’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대중서다. 실험실에서 1년 365일을 꼬박 보내는 독성학자가 일반 대중을 상대로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설명하겠다고 직접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박은정 교수를 3월 14일 경희대 소재 실험실에서 만났다. 그는 인터뷰 내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선 생활 속 화학물질의 특성과 위험성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소독제 사용을 지켜보며 들었던 고민,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보며 느꼈던 부채감을 언급할 땐 독성학 연구자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의 연구 목표는 분명하다. ‘모두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실험실과 바깥 사회를 넘나들고 있다.

박은정 경희대 의대 교수가 출간한 <햇빛도 때로는 독이다> / 경희대 출판문화원

박은정 경희대 의대 교수가 출간한 <햇빛도 때로는 독이다> / 경희대 출판문화원

■햇빛도 때로는 독이다

-대중서를 출간한 계기는.

“누군가 다치고 죽은 다음에 생활화학물질의 독성을 알려봐야 소용없을 것 같았다. 연구 논문이나 보도자료를 냈을 때 ‘너무 어렵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등의 반응을 댓글로 접했다. 여기에 대한 답을 하나 써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중서를 준비하게 됐다. (독성으로부터의 안전은) 사람들의 공감과 협조를 얻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을 많이 먹으면 생식기에 안 좋다, 성장에 지연이 온다’고 아무리 알리고 싶어도 관련 데이터를 만드는 데만 최소 5개월, 논문으로 인정받기까지는 1년이 걸린다. 그동안 만들어지는 플라스틱 제품이 얼마나 많을까. 단순히 우리 세대뿐만이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는 문제다. 정말 작은 노력부터 시작해야 우리가 다같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많은 사람이 조금만 더 생활화학제품 사용을 줄이려고 노력한다면, 50세에 아플 걸 51세, 60세로 늦출 수 있다. 아픈 채로 살아가야 할 시간을 줄이자는 거다. 그 시간을 벌어야 한다.”

-무엇이 독이고 무엇이 약인가.

“무엇이 독이고 약인지는 소비자, 사용자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협조를 얻어야 한다는 부분이 바로 그 얘기다. 생활화학제품은 효과를 보기 위해 만들었다. 그 효과를 제대로 보는 데에서 멈추느냐 아니면 독이 되게 하느냐는 소비자들의 몫이다. 연구자로서 아무리 열심히 연구해 안전성이나 유해성을 밝혀내도, 신제품들이 나오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일반 소비자들이 시간을 벌어주시면 좋겠다. 일반 대중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생활화학제품을 안 쓸 수는 없지 않나.

“제품을 사용할 때, 자기 생각(판단)을 넣지 마라. 때가 더 잘 빠지리라 생각해 여러 제품을 섞어 쓰고, 더 큰 살균 소독 효과를 보려고 락스를 넣고 그러지 않나. 그 농도가 과연 (목표 달성에) 효과적인지는 검증이 안 됐다. 권장 농도 이상으로 제품을 사용한다고 해서 효과가 더 커지는 건 아니다. 표기된 사용 방법이 시키는 대로, 용법과 용량을 그대로 지키는 것이 효과를 높이고 건강도 안전하게 유지하는 길이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방역 관계자가 2021년 11월 5일 국무회의실을 소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방역 관계자가 2021년 11월 5일 국무회의실을 소독하고 있다. / 연합뉴스

■뿌리고 바르고… 소독제 독성 줄이려면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중에 나오는 생활소독제의 개수도 늘었고 뿌리거나 바르는 손소독제의 사용 빈도도 증가했다. 소독제도 엄밀히 보자면 화학물질이지만, 바이러스와 싸워야 하는 상황에선 소독제의 위험성보다 유용성이 컸다. 그렇다고 계속 사용 빈도를 늘려갈 수는 없다. 위험성이 유용성을 넘어서는 순간이 올 수도 있어서다.

‘4가 암모늄계열’ 성분인 염화벤잘코늄에 반복 노출될 경우 폐 손상 우려가 있다는 박은정 교수 연구팀의 논문이 국제학술지 ‘독성학과 응용약물학’ 온라인판에 지난 2월 22일 게재됐다. 쥐를 통해 관측한 결과, 염화벤잘코늄이 생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농도이더라도 장기간 반복 노출되면 폐 내부에 만성 염증성 병변이 일어났다는 내용이다. 염화벤잘코늄은 코로나19 방역에서 흔히 쓰는 손소독제, 세정제, 방부제, 바닥청소제, 보존제 등 다양한 살균·소독용 제품에 들어가는 성분이다. 현재 정부는 소독제를 뿌리는 방식보다는 닦아내는 방식을 권하고 있다.

-책 내용 중에 코로나19 초기 분무 소독을 보면서 내적 갈등을 했다는 부분이 있다. 어떤 이유 때문이었나.

“가정에서 쓰는 것들이 가장 걱정이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제품이 판매되기 전에 스프레이(분무)로 뿌린 것이 호흡기를 통해 들어왔을 때 안전하리라는 검증을 거쳤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의 호흡기에 노출돼도 안전하다는 독성 데이터를 가지고 승인해줬을 거라 기대한다는 얘기다. 즉 바르는 제품은 피부로, 먹는 제품은 경구로 실험하니 스프레이는 호흡기로 실험했으리라 생각하는 거다. 실상은 다르다. 그런 절차 없이 판매된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려면 살균 소독제가 분명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때만 해도 아직 분무 소독 지침이 완벽하게 없기도 했다. 그때는 코로나19 환자 발생을 막는 게 최우선이었으니까 위험 가능성을 말하는 게 괜히 혼란만 주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바닷가에 소독제를 뿌리는 장면을 봤을 땐 이해하기 힘들었다. 소독제 성분은 표면의 흙에 주로 붙어 있다. 바람이 불어 먼지가 일면 호흡기를 통해 들어올 수밖에 없다. 빛이 있더라도 분해가 잘 안 되기 때문에, 그곳에 있던 분들은 다 들이마셨다고 봐야 한다.”

-생활방역 차원에서 쓰는 개인용 손소독제는 어떤가.

“손소독제도 마찬가지다. 쓰다 보면 손이 거칠거칠 일어나지 않나. 소독제가 바이러스만 죽이는 게 아니다. 바이러스, 세균의 막과 피부의 막은 구조가 같다. 살균 소독의 원리를 본다면 피부도 당연히 망가질 수밖에 없다. 피부 자체가 유해물질로부터 보호하는 막이다. 손소독제가 필요할 때 쓰더라도, 그게 아니라면 물로 씻어서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손소독제 성분도 없애줘야 한다. 사용 후 눈을 만지지 말라는 권고 또한 지켜야 한다. 항암제가 정상 세포도 죽이기 때문에 괴롭다는 건 모두가 알지 않나. 살균 소독제도 마찬가지다. 왜 ‘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게 아니라 ‘병을 갖고 오래 사는’ 상황이 됐을까를 생각해보면 된다. (독성물질이) 10년, 20년 쌓이면 어느 순간에 위험 농도에 이를지 예측하기 어렵다. 자신의 생활패턴에 달린 것이니 조금씩만 더 조심하면 좋겠다.”

-일상생활 속에서 연구의 주제를 찾는 편인가.

“(2017년 작고한) 시아버지가 기름차 운전을 하셨다. 인천에서 서울까지 오가는 디젤차였다. 정말 많은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미세먼지 연구로 학위를 받았다. 어머니도 시장에서 일하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활 속의 유해물질을 고민하게 됐다. 한번은 김치 봉지를 자르는데 가위 옆에 뭐가 막 묻어나오길래 봤더니 미세플라스틱이었다. 가위로 잘라서 생긴 건지, 김치 안의 산성 때문에 봉투가 삭은 건지를 알리고 싶었다.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실내 먼지의 대부분이 미세플라스틱에서 시작한다. 원래는 호흡기에 관심이 있었지만 그 김치 봉지를 보고 경구(입을 통한 물질의 이동) 연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이 결국 연구 분야가 됐다.”

2021년 8월 30일 서울 종로구 SK 본사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10년을 맞아 1인 촛불 시위가 열렸다. / 김기남 기자

2021년 8월 30일 서울 종로구 SK 본사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10년을 맞아 1인 촛불 시위가 열렸다. / 김기남 기자

■‘독성학 연구자’란 사회적 책임

생활화학제품이 우리를 배신한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가습기 살균제 참사다. 물때와 곰팡이가 쉽게 끼는 가습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던 상식적인 바람이 폐섬유증을 비롯한 피해로 돌아왔다. 이로 인한 사망자가 무려 1553명으로 추산된다(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2020년). 박은정 교수 연구팀은 2019년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폐섬유증뿐만 아니라 폐암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가습기 살균제에 함유된 PHMG-P, MIT, 케톤CG 등의 물질을 세포주와 실험용 쥐에 주입해 독성 연구를 진행한 결과, 살균제 속 특정 물질에 만성적으로 노출될 경우 면역세포인 호중구(Neutrophil)와 호염기구(Eosinophils)가 염증을 일으키고 특히 MIT는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가습기 살균제와 폐암 발병 간의 상관관계 규명이었다. 당시 박은정 교수는 폐암 발병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가습기 살균제 이용자에 대한 추적관리와 인과관계 규명을 위한 추가 연구를 제안했다. 이후 박 교수는 2020년 가습기 살균제 주요 성분이면서 손소독제, 살균제에 들어가는 염화디데실디메틸암모늄(DDAC)이 체내 축적과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위험성이 뒤늦게 알려져 피해가 컸다.

“미국에서 연수할 때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보도를 접했다. 그전까진 내가 하고 싶은 연구에 집중하다 보니 그렇게 호흡을 못 할 정도로 아픈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 정말 ‘독성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나 자신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는 것 같아 힘들었다. 한국에 돌아와 가습기 살균제 성분을 하나하나 조사했다. 그 당시 폐섬유증과의 연관성만 인정이 되고, 폐암은 인정되지 않아 피해자들이 MRI 검사 비용을 사비로 대고 있다는 보도를 봤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해결하리라 결심했다. 원래 호흡기 질환의 발생기전 연구를 해온 만큼 폐섬유증 연구는 나에게도 의미가 있었다. 더불어 사회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평생을 연구자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분들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특히 DDAC는 가습기 살균제의 주요 성분이다. 그런데 코로나19 방역에서 DDAC가 들어간 소독제를 뿌리는 걸 보면서 분무 소독을 막기 위해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우려가) 조금씩 반영돼 환경부도, 질병관리청도 이제는 분무 소독을 권고하지 않는다.”

-독성의 위험성을 보는 관점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

“여러 제품을 호흡했을 때 복합적으로 들이마신 화학물질로부터 우리가 얼마나 안전한지, 언제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는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한 차례 노출됐을 때 10명 중 5명이 죽는 농도’와 같은 호흡기 독성 데이터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10년, 20년 정도 오래 노출했을 때 가장 안전한 값’이 중요하다. 그 농도가 어떤 값이며 그 농도를 위해 어떻게 제어할지를 봐야 한다.”

-기업,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소독제 위험성 연구를 발표한 이후) 기업체들의 e메일을 많이 받는다. ‘소독제 팔아 버는 돈이 많지도 않고, 이런 팬데믹 상황에서나 겨우 그 정도 번다. 그런데 준(準)만성 독성 실험을 하려면 수개월에 걸쳐 비용도 수억이 든다. 실험할 수 있는 장소가 많지도 않다. 코로나19 다 끝난 다음에 해야 하느냐’는 등의 내용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제품의 성분을 반복적으로 노출해도 독성이 추가되지 않는지만 먼저 테스트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 급한 대로 축적성 유무, 병리적 문제 유무만 우선 살펴보면 된다. 이런 건 비용이 훨씬 덜 든다. 호흡기 독성에 대한 실험 자체가 안 돼 있는 상황에서 그것조차 안 하고 제품을 내놓는다면 소비자들의 안전이 너무 위협받는 결과로 이어진다. 검사의 우선순위는 제품의 판매량 같은 걸 고려하면 된다. 이런 부분은 유연하게 변형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요구를 반영해 시스템을 바꾸는 방법도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

박은정 경희대 의대 교수가 3월 14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박은정 경희대 의대 교수가 3월 14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어부지리’는 없다

-독성학 분야의 연구 현황은 어떤 편인가.

“생활화학제품, 인체독성 분야에 관한 한국 연구자들이 별로 없다. 연구자가 드물다는 건 이끌어 줄 동료들이 별로 없다는 의미다. 기업체에 소송을 당하는 사례도 있다. ‘밤길 조심하라’는 이야기까지 들어봤다. 솔직히 생활화학제품, 인체독성 분야의 실험을 한다는 자체가 쉽지 않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통해 한국에서 가장 권위 있던 연구자들이 ‘아웃’되지 않았나(기자 주: 조명행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옥시레킷벤키저의 요구에 따라 독성 실험 결과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심은 징역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증거 위조와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이를 확정했다). 이 분야를 하다 보면 그런 꼬임도, 욕먹을 일도 있는 반면 칭찬 들을 일은 거의 없다. ‘어떤 성분이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어딜 가도 칭찬받겠지만, 독성 연구를 하는 우리는 그렇지 않다 보니 연구자가 적은 것 같다.”

-‘늦깎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하지만 세계 1%에 들어가는 권위자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는 롤모델일 텐데.

“늦었다는 건 없다. 늦었다, 늦어서 안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자기가 만드는 거다. 서른일곱 살에 처음으로 피펫(액체를 옮기는 실험 도구)을 잡았다. 연구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감사했다. 어느 인터뷰를 보니 올림픽 선수에게 ‘어부지리 1위와 최선을 다한 은메달 중 어떤 것이 좋은가’를 묻던데, 어부지리란 건 없는 것 같다. 어부지리로 결승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그는 자기 속도대로 계속 갔다. 앞에 있던 사람들이 우연히 다 넘어지긴 했지만 그도 최선을 다해 달린 거다. 나도, 다른 분들에게도 그런 순간은 언제든지 올 수 있는 거고. 따라서 늦은 건 없다. 참고 견디면서 일단 가야 한다. 뭔가를 하고 싶다면 그냥 가는 게 아니라 꿈을 향해 계속 가야 한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딱 10년을 살았던 것 같다. 이겨내고 계속했기 때문에 기회를 잡지 않았을까.”

-여성 연구자들이 육아와 출산으로 경력단절을 겪는다. 그런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했나.

“생각 없이 하는 연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연구는 교과서에 나온 고정된 것이 아닌 무한한 상상력으로 가능성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이다. 특히 독성학은 예측학문이다. 세포와 동물에서 관찰한 내용이 앞으로 사람한테 어떻게 펼쳐지리라 예측하는 학문이다. 계속 많은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공부하려면 연구자로서의 소신과 왜 공부를 시작했는지 등을 계속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외부상황은 좋을 수가 없다.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자꾸 핑계를 대기 시작하면 성장하지 못한다. 식구들이 밥을 못 챙겨먹고, 집에 반찬이 없는 걸 보면 당연히 가슴이 아프다. 아들이 쭈글쭈글한 교복을 입고 나가는 걸 보면서 ‘마음 아플 걸 예상하고 시작한 것 아니냐’고 스스로 채찍질을 했다. 앞으로 무슨 역할을 할 건지, 어떤 사람이 될 건지는 자신의 몫이다. 끝도 시작도 결정은 결국은 다 스스로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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