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김군의 죽음, 벌써 6년… 위험의 외주화는 제자리걸음

사진·글 성동훈 기자
[금주의 B컷]구의역 김군의 죽음, 벌써 6년… 위험의 외주화는 제자리걸음

2016년 5월28일 오후 5시55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안쪽에서 초여름 열기에 갇혀 구슬땀을 흘리던 청년은 5분 간격으로 육중한 굉음을 내지르며 달리는 열차에 치여 짧은 생을 마쳤다. 2인1조 근무가 원칙이고, 그중 한 명은 안전 확보를 위해 폐쇄회로(CC)TV를 주시해야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열아홉 번째 생일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홀로 허망한 죽음을 맞은 김군의 가방 속에는 작업용 공구와 기름때 묻은 장갑, 마스크와 함께 컵라면이 들어 있었다.

올해 1월27일,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려는 취지는 원청과 하청에 대한 법 적용의 모호함으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위험의 외주화’로 떠밀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김군 이후 6년 동안 얼마나 나아졌을까. 2022년을 살아가는 또 다른 김군들의 가방 속에도 먹지 못한 컵라면이 공구들과 함께 뒤섞여 있을까.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김군!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번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빼곡히 덮은 추모 메시지들이 내달리는 열차에 이는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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