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포럼

가이 스탠딩 “환경 등 공유지 침해·오염 등에 세금 높여 기본소득 재원으로…한국, 선도할 수 있어”

이성희 기자

강연

가이 스탠딩 영국 런던대 교수가 22일 <2022 경향포럼>에서 ‘팬데믹 시대의 기본소득’을 주제로 온라인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가이 스탠딩 영국 런던대 교수가 22일 <2022 경향포럼>에서 ‘팬데믹 시대의 기본소득’을 주제로 온라인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한국이 기본소득의 선도적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이 스탠딩 영국 런던대학 동양·아프리카대(SOAS) 교수는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전환의 시대 - 지속 가능한 미래로 가는 길’이란 주제로 열린 <2022 경향포럼>에서 “기본소득은 대전환 시대에 대전환적인 변화를 도입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IEN)의 공동창립자로 명예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스탠딩 교수는 ‘임대소득자 자본주의의 해체: 팬데믹 시대의 기본소득’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로 ‘불로소득 자본주의’를 들었다. 스탠딩 교수는 “1990년대 초반부터 2008년까지를 확장주의 시대라고 일컫는데, 지대 자본주의에 소득과 부가 집중됐다”며 “지대 자본주의가 불평등을 심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특허권을 들었다. “특허권은 소유권만으로 20년 이상 독점적으로 대단한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한다”며 “그 결과 큰 제약업체와 금융기관들이 특허권을 사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지대 자본주의 체제는 불안정한 노동계층이 증가하게 만들었다. 스탠딩 교수는 “대기업 영향력이 커지면서 노동시장 개방과 플랫폼 경제 등으로 불안정한 노동자들이 많이 생겼다”며 “이들은 고용 불안정과 임금 하락을 겪으면서도 (보험 등 복지제도) 혜택을 보지 못하고 부채에 시달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소외되고 불안정한 노동계층을 ‘프레카리아트’라고 명명한다.

프레카리아트, 즉 불안정성이 높아지면 포퓰리즘이 만연한다. 스탠딩 교수는 “코로나19는 세계 경제체제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줬다”며 “복지체계가 자동안전장치로 수행돼야 했는데, 각 정부는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많이 투입했다. 이러한 위기 대응은 과거로 회귀하는 정책들”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소득의 분배 시스템이 붕괴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는 더 이상 자본소득과 노동소득의 균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스탠딩 교수는 해결책으로 “불로소득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바꿔야 한다”며 “기본소득과 공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정정책을 수립할 때 세금 부담을 소득과 부동산에서 공유지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탄소세처럼 공유지를 침해하는 오염물에 대한 세금을 높여야 한다”며 “이것이 잘 작동한다면 불로소득이 재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스탠딩 교수는 “전 세계 기본소득 파일럿 프로그램이 80개 정도 되는데 기본소득은 생산성 증가와 배려·인내, 사회적 결속 강화 등과 같은 효과가 있었다”며 “한국도 지속 가능한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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