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참사 거리 주변 불법증축 8곳…적발 9년째 시정 않고 버틴 곳도

권정혁·이홍근 기자

국토부 보고서 “해밀톤호텔 별관 1층 등 조사대상 17곳 중 절반이 위반”

용산구·서울시, 참사 후에야 고발…뇌사 군인 사망으로 희생자 ‘157명’

[이태원 핼러윈 참사]참사 거리 주변 불법증축 8곳…적발 9년째 시정 않고 버틴 곳도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장소와 그 주변인 이른바 세계음식거리 ‘T존’에 불법으로 증축된 건물이 8개 있다는 국토교통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과거 불법증축 사실이 적발됐다가 현재는 위반이 해제된 건물도 6개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공개회의에서 불법건축물을 집중점검해 고발과 철거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1일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무단불법증축 관련 국토부 자체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건물 17곳 중 위반건축물이 8곳, 위반건축물 지정 후 해제된 곳이 6곳이다. 이태원 세계음식거리 진입로인 ‘T존’ 부근 건물들 가운데는 9년 전 적발된 무단증축이 아직까지 시정되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스트’ ‘글램라운지’ ‘데이앤나잇’ 등 클럽 라운지가 위치한 이태원동 116-1번지 해밀톤호텔 별관 1층은 경량철골과 렉산(폴리카보네이트, 열가소성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51㎡를, 같은 건물 1·2층에는 경량철골과 유리로 78㎡를 무단증축한 사실이 2013년 12월9일 적발됐다. 해당 건물은 현재까지도 불법증축을 시정하지 않고 있다.

이태원동 116-22번지 지하 1층은 패널과 쇠파이프로 10.50㎡가 무단증축됐다. 클럽 ‘아틀리에’ 등이 위치한 116-2번지 지상 2층도 철골조와 H빔(건물의 뼈대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대한 강철기둥)으로 180㎡ 넓이를 무단증축해 2018년 6월20일 적발됐다. 119-17번지 상가는 새시와 유리로 3㎡, 경량철판과 나무기둥으로 2.2㎡를 무단증축한 사실이 2015년 2월26일 적발됐다. 지난 9월22일에는 유리와 새시로 20㎡ 넓이를 증축한 119-8번지의 6층 영업장이 단속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시 일상으로 향하는 거리 경찰의 통제가 해제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옆길을 11일 취재진과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준헌 기자

그럼에도, 다시 일상으로 향하는 거리 경찰의 통제가 해제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옆길을 11일 취재진과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특히 T존 일대는 해당 가로구조에서 보행 흐름에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면서 “세 방향으로 인파가 집중되는 지점이므로 불법증축으로 인한 영향이 있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접 통행을 방해하지 않았더라도 인파의 증가를 유발하는 요인이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불법증축 및 무단용도변경으로 인해) 해당 사업장의 면적과 사용성이 증가되면서 많은 이용객이 집중되거나 근처에서 대기하는 인파의 증가를 유발해 보행로 혼잡과 밀집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청은 이 같은 무단증축 사실을 알고도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 관할 구청은 위반건축물 적발 시 사전통지 후 2차례에 걸쳐 시정명령을 하고 이행하지 않을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문제는 실효성이 약해 이행강제금을 감수하고 영업을 이어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편 이날 이태원 참사 사망자가 1명 늘어나 총 157명으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사망자가 157명, 부상자는 197명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사망자는 이태원 참사로 투병 중에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를 기증한 국군 장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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