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삐~ 삐~ 지진 경보에 수도권 ‘철렁’

김기범·박준철·이유진 기자

강화 앞바다 규모 3.7 지진

한밤중 삐~ 삐~ 지진 경보에 수도권 ‘철렁’

9일 새벽 1시28분쯤 인천 강화군 바다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으로부터 가까운 인천은 물론 서울·경기 등에서도 지진동을 느낀 사람이 많았다. 이번 지진은 인천과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수도권에는 재난문자가 발송됐고, 시민들은 불안감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시28분15초쯤 인천 강화군 서쪽 25㎞ 해역(북위 37.74도, 동경 126.20도)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의 깊이는 19㎞이다.

인천서 관측 이래 ‘역대 최대’
서울서도 감지 침대 흔들려
접경 주민 “북이 타격한 줄”

기상청은 애초 이번 지진의 규모를 4.0으로 발표했다가 3.7로 조정했다. 지진파 중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P파를 토대로 한 자동분석 결과에선 규모가 4.0으로 추정됐으나 이후 추가 분석을 거쳐 규모가 축소됐다. 애초 규모가 4.0으로 추정돼 지진 관측 9초 후인 오전 1시28분28초 지진조기경보가 발표됐고, 수도권에는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지진속보는 내륙은 규모 3.5, 바다는 규모 4.0 이상부터 지진조기경보시스템이 자동으로 보낸다. 이날 지진재난문자방송(긴급재난문자)은 지진속보의 추정 규모와 위치를 기반으로 서울, 경기, 인천(진앙 반경 80㎞ 광역시·도)에 송출됐다.

이번 지진의 계기진도에 따른 최대 진도는 인천 4, 경기 3, 서울 2 등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기준으로 규모 1.2의 여진이 1회 발생했다.

‘규모’는 지진의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로 절대적 개념이며 ‘진도’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지표면의 흔들림을 나타내는 상대적인 정도를 말한다. 진도 4는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다. 진도 3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를 말한다.

올해 들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지난 5일 0시28분05초 제주 서귀포 해역에서 규모 2.4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7일 오전 5시12분17초와 5시16분03초에 전남 신안군 흑산도 해역에서 각각 규모 2.4와 2.2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3.5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10월29일 충북 괴산군에서 발생한 규모 4.1 지진 이후 70여일 만이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계기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진앙 주변 50㎞ 이내에서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에서 디지털 지진계 관측을 시작한 1999년 이후 인천과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이다. 1999년부터 2021년까지 인천에서는 규모 3.0 이상 지진이 단 한 번만 발생했다.

한밤중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돼 일부 시민들은 불안감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북한과 인접한 강화군 서포리에 사는 손모씨(58)는 “북한에서 타격하는 줄 알았다”며 “방송을 보고서 지진이 났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서포리 지역의 다른 주민들도 “ ‘쿵’ 하는 소리에 잠이 깼다. 비행기 소리인 줄 알았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지진은 인근 경기도뿐 아니라 서울과 강원에서도 감지됐다. 경기에서는 강화도 인근 김포는 물론 부천, 시흥, 수원, 성남, 파주, 고양, 의정부 등에서 감지됐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모씨(32)는 “막 잠이 들려는 찰나에 긴급재난문자를 받고 깜짝 놀랐다”며 “이후 순간적으로 침대가 흔들리는 느낌이 났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이모씨(31)도 “지진을 느끼지 못했지만, 새벽 시간에 알람이 크게 울리는 그것 자체가 공포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재난문자를 받고서야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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