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다 내어주고 뭘 얻었나”...예상대로 ‘성의 있는 조치’ 없었다

김송이 기자    김세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문가들이 16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예상대로 일본의 성의 있는 조치는 없었다”고 평가 절하했다.

무엇보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사실 인정이 없었던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강제동원에 대한 사실인정조차 없었고 실질적으로 성의 있는 조치가 전혀 없었다”며 “정상회담을 위해 강제동원의 고혈을 판 것”이라고 했다.

김창록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시다 총리가 ‘1998년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대 내각의 인식을 계승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역대 내각에는 2015년 아베 총리의 회담도 포함된다.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또 “기시다 총리가 사용한 ‘한반도 출신 노동자’라는 표현은 아베 전 총리가 만든 것인데 강제동원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남기정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소장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이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면서 “희생자가 있었다면 사과표명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었기 때문에 어떤 역사인식을 계승한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제 강제동원(징용) 피해 배상을 위한 구상권 청구는 없을 것이라고 확약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다. 이국언 이사장은 “2018년 대법원 판결의 취지는 국가라고 해서 국민 개인이 갖는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고 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정면으로 대법원 판결을 거스르는 얘기를 하며 사법주권을 포기하겠단 선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일 관계의 불평등이 고착화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주제준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위원장은 “일본은 (범죄사실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한국이 굴욕적인 해법을 갖고 온 것이 셔틀외교의 출발점”이라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한국은 앞으로도 사도광산 등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여러 가지를 내놓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창록 교수는 “한국은 지소미아와 WTO 제소를 모두 내어줬는데 일본은 예상대로 내어준 게 없다”면서 “(윈윈 같은) 추상적 구호 말고 한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얻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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