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이 뭐길래 요즘 매일 마약 관련 뉴스를 보게 돼요.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연예인들이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를 드나들었고요, 정부와 검찰도 '마약과의 전쟁'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어서요. 처음 '마약'을 영어사전에서 찾아본 순간이 떠오릅니다. 마약이 영어로 '드러그(Drug)'여서 엄청나게 당황했어요. '드러그'는 '약'으로 알고 있었으니까요. 약은 좋은 거고 마약은 나쁜 건데, 이상하다 싶었죠. 그러고 보니 '드러그 스토어(Drug Store)'는 마약을 파는 곳이 아니라 올리브영 같이 건강·미용 관련 상품을 파는 상점이네요. '마약, 대체 뭘까?' 궁금했던 순간들이 종종 있어요. 이번 주는 쏟아지는 마약 이슈를 정리해 봤습니다. 지난해 마약 관련 기획 기사를 쓴 유경선 기자의 도움을 받았어요. 🎈 점선면팀은 다음 주 있을 독자님과의 오프라인 모임 준비에 한창이에요. 독자님과 처음 만나는 만큼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더 열심히, 꼼꼼하게 준비하기 위해 다음 주 수요일 점선면은 휴재합니다. 화, 목, 금요일 점선면Lite는 정상 발송하니 너무 서운해하지 말아 주세요. 독자님께 양해를 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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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이 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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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마약 스캔들, 그리고 죽음 - 배우 이선균이 대마와 향정신성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가수 지드래곤도 11월6일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았어요. 배우 유아인은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 약물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 올해 4월에는 서울 강남구 학원가에 마약이 등장한 적도 있습니다. 대치동 일대에서 시음회를 가장해 필로폰과 우유가 섞인 음료를 학생들에게 나눠 준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일당은 학생들의 보호자에게 연락해 "자녀가 마약을 복용했다"며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 미국 인기 시트콤 <프렌즈>에서 챈들러를 연기해 인기를 얻었던 배우 매슈 페리가 10월28일(현지시간) 사망했습니다. 그는 생전 약물 중독으로 고통받아 왔습니다. 그는 지난해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희열을 맛보거나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 약들을 삼킨 게 아니다"라며 "그냥 진통제 다섯 알 먹고 편안하게 영화를 보다 잠들고 싶은 게 다였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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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의 마약 투약 관련 소식이 자주 들려옵니다. 올 상반기에도 강남 학원가에 마약이 등장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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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뭐가 마약일까? 대마, 프로포폴, 필로폰 등 벌써 여러 종류의 마약을 언급했네요. 무엇이 마약이고, 마약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먼저 제조 단계부터 불법인 마약들이 있습니다. 아편, 코카인, LSD, 엑스터시, 헤로인 등입니다. 치료 목적으로 의료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약물도 있어요. 유아인이 투약 혐의를 받는 프로포폴은 내시경 검사나 시술에서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죽음의 마약’으로 알려진 펜타닐도 의료용 진통제로 사용됩니다. 이 밖에 모르핀, 케타민, 페치딘도 모두 의료용 진통제나 마취제 등으로 사용해요. 출산 시 맞을 수 있는 무통주사에도 펜타닐과 유사한 성분이 들어있어요.
의사가 치료 목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꼼꼼하게' 적정량 사용하면 괜찮은 '약'들인 거죠. 문제는 오남용입니다. 약에 의존하게 돼 병원을 돌면서 '중복처방'을 받거나 처방 없이 불법적인 경로로 손에 넣어 과다복용하면 마약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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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 마취제뿐 아니라 식욕억제제, 수면제, 신경안정제 등 치료제에 중독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에 쓰이는 메틸페니데이트, '나비약'이라 불리는 식욕억제제에 들어 있는 펜터민도 환자가 임의로 사용하면 중독되기 쉬워요. 감기약에 들어있는 러미라정, 근육이완제인 S정 등도 '원래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 약물 의존상태에 이를 수 있고요. 책 <마약 하는 마음, 마약 파는 사회>를 쓴 양성관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약과 마약의 경계는 모호하며 결과가 나쁘면, 즉 중독되면 마약이 된다. 프로포폴의 경우 원래 목적인 내시경 검사나 시술에 사용하면 약이지만, 잠을 잘 목적으로 자주 사용하면 마약이다." 양 전문의는 마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약의 효능, 불법·의료용 여부, 의존도 및 독성을 포괄한 도식을 만들었습니다. 업은 흥분감을, 다운은 행복감을 주는 계열로 설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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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마약 하는 마음, 마약 파는 사회>. 그래픽=김규연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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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마약을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① 약물 사용의 욕구가 강제에 이를 정도로 강하고(의존성)
② 사용 약물의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내성) ③ 사용 중지시 온몸에 견디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고(금단 증상) ④ 개인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에도 해를 끼치는 약물 국내법에서는 양귀비·아편·코카인·헤로인 등을 '마약', 암페타민·케타민·졸피뎀·프로포폴 등을 '향정신성의약품', 대마초·대마수지 등을 '대마'로 구분해 '마약류'로 통칭합니다. 2. 누가 마약을 하나? 연예인, 재벌 2·3세, 유력 정치인의 자녀들의 마약 복용 스캔들이 잊을 만하면 터집니다. 남양유업 3세, 효성 3세, 애경 2세, 홍정욱 전 의원 딸,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장남,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사위, 전두환씨 손자 등등. 당장 떠오르는 것만 이 정도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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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6일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가 필로폰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구속 전 피의자 신문을 위해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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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을 많이 받지만 사실 마약 사범 중 연예인이나 재벌가 자녀 비율은 낮아요. 가난한 사람이 마약을 더 많이 합니다. 마약 사범을 직업별로 분류하면 '무직'이 가장 많습니다. 대검찰청이 펴낸 < 2022 마약류 범죄백서>를 보면 지난해 검거된 마약 사범(1만8395명) 중 무직(5792명)의 비율은 31.5%에 달했습니다. 2021년에는 34.0%, 2020년에는 32.3%, 2019년에는 31.0%으로 매년 3명 중 1명 꼴로 무직이었죠.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실시한 < 마약류 사용자 실태조사>(2021)는 마약 중독자 상당수가 경제적이고 직업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마약 중독 치료를 받고있는 540명을 조사했는데,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는 사람이 54.4%를 차지했어요. 응답자 절반 이상의 수입이 중위소득 30% 이하인 월 50만원 미만에 그쳤고요. 과거엔 대마, 코카인처럼 식물을 키운 뒤 긴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비싼 마약뿐이었지만, LSD나 펜타닐 같은 합성마약이 등장하면서 마약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했습니다. 다크웹이나 텔레그램을 이용해 인터넷으로 간단히 마약을 살 수 있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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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양상도 변했습니다. 클럽 등을 중심으로 일종의 놀이문화가 된 건데요. 유학·여행 등 해외 생활을 경험한 인구가 는 것도 한 요인입니다. "40~50대가 주로 모텔이나 집에서 혼자 조용히 히로뽕을 맞았다면, 요즘 20~30대는 클럽이나 파티룸 등에 단체로 모여서 일종의 놀이처럼 LSD, 엑스터시 등 각종 마약을 한다"고 양 전문의는 말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마약에 손을 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치료제·진통제로 시작해 약에 의존하게 되는 이들도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식욕억제제에 손을 댔다가 과량 복용하게 되는 이들의 소식도 자주 전해집니다. 범죄 피해자들도 있습니다. 버닝썬, 디스코팡팡, 우울증갤러리…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이 복합 범죄 사건에도 마약이 사용됐습니다. 청소년이나 여성에게 마약을 먹인 뒤 성범죄, 협박, 금전 갈취 등 2차 범죄를 함께 저지릅니다. 몰래 마약을 먹이는 이른바 ‘퐁당’에 노출된 여성들이 이후 마약에 중독돼 채무의 늪에 빠져 성매매를 하게 되는 일도 있습니다. 3. 마약 사범, 많아지고 어려졌다 국내 마약 사범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만의 일은 아닙니다. 잠시 감소한 적은 있어도 꾸준히 그 세를 늘려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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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2018~2022). 그래픽=김규연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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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적인 증가보다 두드러지는 현상은 '저연령화'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시면 2022년에 가까워질수록 19세 이하 마약 사범 수가 많아지고, 10~20대를 향해 그래프가 가팔라지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10대 마약 사범은 4년 새 3배, 10년 새 11배 늘었습니다. 10~30대는 꾸준히 증가하고, 40~50대는 감소했습니다. 양 전문의는 "40대 이상부터 마약 사범률이 줄어드는 이유 중 하나는, 마약 투여자의 높은 사망률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과거 청소년이 본드, 술, 담배를 하듯 요즘 청소년들은 마약에 손을 댑니다. '일탈'의 일종이 된 거죠. 예전에는 청소년에게 담배를 파는, ‘뚫린 슈퍼’를 공유했다면, 이제는 마약류 의약품을 마구잡이로 처방해 주는 ‘뚫린 병원’을 알음알음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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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에 쓰인 음료수.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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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하고 싶고, 살을 빼고 싶은 마음도 약에 의존하게 합니다.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학부모들이 ADHD약을 자녀에게 불법으로 구해다 먹이는 일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어요. 이번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기획한 이들도 이 점을 노리고 필로폰이 든 음료에 ‘기억력 상승’ ‘집중력 강화’ ‘메가 ADHD’라고 써넣었어요. 날씬함을 넘어 ‘뼈말라’가 되고 싶은 청소년들도 향정신성의약품에 의존합니다. 비만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만 소량을 단기간에 걸쳐 복용하게 돼 있는 약을 비만이 아닌 청소년이 원하는 외모를 위해 구하는 거예요. ‘나비약’은 16세 이하에겐 처방할 수 없는데도요. 지난해 경남경찰청에서 나비약 불법 유통 및 복용으로 검찰에 넘긴 59명 중 45명이 여성 청소년이었습니다. 10대는 성인보다 중독에 취약해 더 위험합니다.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는 "성장기 10대의 뇌는 성인과 비교했을 때 중독의 영향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훨씬 더 치명적이고 중독의 위험도가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4. 샛별처럼 등장한 '마약계의 연쇄 살인마' 미국 한 거리에서 상반신을 축 늘어뜨린 채 휘청거리며 걷는 사람들. 이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최근 어디선가 보신 적 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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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라델피아 좀비 거리. 히포크라테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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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켄싱턴에는 마약중독자들이 모여든 거리가 있습니다. 일명 ‘좀비 거리’로 불리는데요, 이곳을 배회하는 이들이 한 마약은 바로 '펜타닐'입니다. 코카인, 헤로인, 대마, 모르핀보다 현저히 적은 양으로 효과를 볼 수 있어요. 그만큼 유통이 쉽고, 가격도 쌉니다. 치사량은 단 2㎎. 조금만 잘못 사용해도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펜타닐로 해마다 10만명 가까운 이들이 죽습니다. 펜타닐은 자살, 교통사고 등을 제치고 18~49세 사망원인 중 1위가 됐습니다.
‘마약계의 연쇄살인마’ ‘좀비마약’ 등으로 불리는 이 신종 마약은 한국에도 퍼졌습니다. 국립과학수사원은 2016년에 0건이었던 펜타닐 감정 의뢰 건수가 2020년 80건, 2021년 242건, 2022년 300건으로 폭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김선춘 국과수 독성학과장은 펜타닐의 양성 건수 대비 사망률은 10.82%로 필로폰의 5배 수준이라고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우려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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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오디션프로그램 <고등래퍼>에 출연했던 래퍼 불리다바스타드가 2019~2020년 매수한 마약도 펜타닐입니다. 마약 판매상 사이에는 "인생을 망치고 싶으면 펜타닐 하고, 돈 벌고 싶으면 펜타닐 권해라"라는 말이 돌 정도라고 해요. 펜타닐은 처방만 있으면 구할 수 있어 더 문제입니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2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 10명 중 1명이 펜타닐 패치를 사용해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접근성이 높은 만큼 악용될 소지가 많아요. 5. 검찰이 수사 안 해서 마약 범죄 늘었다? 검찰과 정부는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마약과의 전쟁'을 천명했습니다. 지난해 10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 "마약과 전쟁을 치른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전사회적인 마약과의 전쟁이 절실하다"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말했습니다. '대치동 마약 음료 사건'으로 더욱 추진력을 얻었습니다.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대통령, 여당이 입을 모아 "마약 범죄 폭증으로 인한 위험성이 임계점에 이르렀다" "대한민국은 원래 이런 나라가 아니었다"며 마약 범죄 단속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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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전국 마약 전담 부장검사를 모아 회의를 열고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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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은 4월12일 "지난해 마약범죄가 역대 최고치에 이르게 됐다"며 "지난 정부에서 대검찰청 강력부를 반부패부와 통폐합하고 마약부서와 조직범죄부서를 마약조직범죄과 1개로 축소하면서 국가 자산인 검찰의 마약범죄 대응역량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정부 때 검경 수사권 조정의 일환으로 검찰의 마약 수사 범위가 축소됐는데, 이게 '마약 범죄 폭증'의 원인이라고 본 겁니다. 결국 지난 5월, 마약·조직범죄부를 만들며 검찰이 마약수사 전담 컨트롤타워로 복귀했습니다.
경찰도 이에 발맞춰 마약 범죄와의 ‘불퇴전’을 선언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마약범죄 근절에 두고 총력전을 펼치겠다"며 마약 제조·유통 사범을 잡아내면 팀 전체를 특진시키겠다는 파격적인 포상안을 내걸었습니다. 수사기관과 정부의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마약과의 전쟁’ ‘일망타진’입니다. 6. 마약청정국, 원래 아닌데요 마약 범죄의 심각성을 드러낼 때 자주 쓰이는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더 이상 마약청정이 아니"라는 겁니다. 과거에 한국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마약청정국’이었기 때문에 이 지위를 되찾아야 한다는 거죠. 지난해 8월 대검찰청은 "마약청정국 지위를 되찾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고요, 넉 달 뒤 윤석열 대통령은 "10여 년 전에는 우리나라를 마약 청정국이라고 했다. 어느 때부터 검찰은 손을 놓고 경찰만 이 업무를 부담하다 보니 정부나 수사 협업에서 효율이 많이 떨어진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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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언론사가 팩트체크 했지만, '마약청정국'은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용어가 아닙니다. 정책가들이 “마약청정국을 만들겠다”는 구호로, 혹은 이전에는 비교적 마약 범죄가 적었다는 것을 표현하는 비유 차원에서 쓸 수는 있겠지만 명확한 기준이 있는 공식적 지위는 아니라는 겁니다. 몇몇 국내 논문에서는 마약류 범죄계수(인구 10만 명당 마약류 사범의 수)가 20을 넘지 않으면 ‘마약청정국’이라고 설명하기도 하는데요, 이 역시 출처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한국 마약류 범죄계수가 '20'을 넘긴 게 최근만의 일도 아닙니다. 이미 1999~2002년, 2007년, 2009년에도 인구 10만명당 20명 이상이 마약 관련 범죄 혐의를 받았습니다. 2015년부터는 '20'을 항상 넘긴 상태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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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약 오남용 통계 센터에서 볼 수 있는 '마약 관련 범죄 통계'. 마약 사범 수와 함께 수감자 중 약물·알코올 중독 비율, 전체 범죄자 중 마약 사범 비율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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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으로는 마약 사범의 수를 마약 실태를 파악하는 주요한 지표로 삼지도 않았습니다. 마약 사범의 수는 국가의 단속 강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고, 마약 사범에 가하는 형량이나 재범률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더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약 사범 수에만 의존한 '마약청정국' 그리고 '마약류 범죄계수 20'은 허구의, 혹은 철 지난 개념에 가까워 보입니다. 박성수·김우준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미 2012년 논문에서 "현재 마약문제에 대한 국가기관 공식 통계 자료는 단순한 적발·검거건수 나열 수준에 그치고 있어 피해 상황·수준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은 곤란한 실정"이라며 "피해 분석기법을 다양화·선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비용 또는 피해를 추산하기 위해 무엇보다 정확한 지수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약 피해를 가늠하는 지수는 국가별로 상이한 상황입니다. 마약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 마약 중독 치료자 수, 수감자 재범률 등을 함께 마약 관련 지표로 삼고 있어요.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국가·지역별로 '생산' '밀매' '남용'을 측정·비교하기 위해 '불법 약물 지수(IDI·Illicit Drug Index)'를 제시했는데요, 2005년 세계 약물 보고서에 단 한 번 발표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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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나 재벌의 전유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직업이 없고 소득이 적은 이들이 마약을 더 많이 합니다. 마약 사범은 점차 증가하는데, 특히 10대 비율이 크게 늘었습니다. 통념과 다르게 한국은 원래 '마약청정국'이 아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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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미 실패한 '마약과의 전쟁'들 "마약 유통, 제조, 밀수, 상습적 흡입에 대해 놀랄만큼 강력 처벌하고 많이 잡아내겠다. '악'소리가 나게 강하게 처벌할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의 건강은 물론, 미래세대의 꿈과 희망을 지키기 위해 지난해 10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범정부 차원에서 온 힘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정부는 과연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요. 앞서 미국도 마약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적이 있습니다.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공공의적 1위는 마약 남용이다. 이 적과 싸워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면 공세를 펼칠 필요가 있다"며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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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마약 하는 마음, 마약 파는 사회>. 그래픽=김규연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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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한 해 100만명을 투옥했지만 10년 뒤에는 200만명을 가둬야 했어요. 감옥이 모자라 사설 교도소까지 등장했죠. 양 전문의는 대책 없는 단속으론 수요 억제 효과를 볼 수 없다고 우려합니다. 국내에서도 대대적인 단속이 있었지만 마약 범죄 증가를 막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노태우 정권은 ‘범죄와의 전쟁’을 내세우며 마약 사범을 잡아들였어요. 1990년 4222명이었던 마약 사범은 1992년 2968명으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1993년 6773명으로, 한 해 만에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1990년 수감된 사범들이 출소해 재범을 하고, IMF 경제위기로 신세를 비관한 이들이 마약에 손을 대면서 마약사범은 5년 연속 증가했어요.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도 단속이 강화됐었는데요, 2002년 1만673명이던 마약사범은 2003년 7546명, 2004년 7747명 등으로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2007년 전년 대비 38% 증가하며 또 다시 1만명을 넘겼습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고요. 양 전문의는 “국가가 불법적인 마약의 수요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법 집행에만 몰두한 나머지 예방책을 내놓는 등 노력을 도외시했다”며 "풍선을 힘으로 눌러봤자 바람을 빼지 않는 한 결국 몇 년 후 다시 원상복구된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했다"고 지적합니다. 2. 마약 사범, 범죄자와 환자 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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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자 처벌보다 재발방지를 위한 재활 치료가 더 중요한 개념인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투약자들을 만나며 여러모로 상담과 치유가 더 중요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부를 불문하고 재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를 준 적이 없습니다. 사실 마약을 구하는 건 이제 일도 아니에요. 지금 텔레그램에 들어가서 작정하고 찾으면 오늘 밤 안에도 구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손을 댄 사람들이 중독에서 헤어나올 수 있게 도와주고, 치료를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지난해 마약 투약자들을 만나 기획기사 <마약, 0.03g의 굴레>를 쓴 유경선 기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마약 사범이 범죄자인 동시에 환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양 전문의도 "절대로 마약을 해서는 안 되지만, 만약 마약을 하고 있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리가 부러지면 우리는 수술을 받거나 깁스를 한다. 아무런 치료도 없이 단순히 의지만으로 걸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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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자들은 알약으로 시작해도 결국 가장 흡수가 빠른 주사를 찾게 된다. 엑스터시로 처음 마약을 접한 이들도 점점 더 강하고 빠른 마약을 찾다 필로폰, 펜타닐에 손을 댄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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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을 붙잡는다고 해도 이들은 또 다시 마약에 손을 댑니다. 최근 5년간 마약 사범의 동종 범죄 재범률은 35% 이상을 기록했어요. 김영호 한국중독전문가협회 회장도 지난해 10월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마약을 범죄로만 본다. 중독이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질병으로도 봐야 한다. 흡연, 도박, 알코올 등 예방 프로그램은 예산과 인력, 인프라가 있지만 마약중독은 뒤처져 있다. 주무부처가 식약처인지 보건복지부인지 컨트롤타워가 없고, 전문가도 너무 없다. ‘투약→수감→투약’이라는 마약중독의 회전문에서 나오려면 교정시설에서 죄값을 치른 후에, 지역사회에서 ‘환자’로 인식될 수 있도록 사후관리체계가 있어야 한다." 수사 컨트롤타워는 있지만, 체계적인 치료나 관리를 위한 컨트롤타워는 부재하다는 겁니다. 정부는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앞세우면서 한편 마약 중독자 치료와 재활은 도외시하고 있습니다. 관련 예산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요. 지난해 마약 치료보호를 받은 사람은 421명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대부분 자의로 입소한 사람들입니다. 수사기관에서 의뢰한 경우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47명뿐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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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NBC TV시리즈 <스튜디오 60 온더 선셋 스트립>에 출연한 배우 매슈 페리.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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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서 지정해 치료보호 업무를 하는 병원은 전국에서 21곳 뿐이고, 이 중에도 제 기능을 하는 곳은 2곳뿐입니다. 재활시설은 완전히 민간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올초 이런 제목의 보도가 있었어요. <서울 ‘마약사범’ 13만 추정...전국 첫 중독치료 재활 시스템>. 서울시가 서울시립 은평병원에 마약류 중독재활센터를 신설한다는 내용인데요, 국가에서 마약류 재활시설을 마련한 게 올해가 '최초'라는 겁니다. 우리 사회가 마약 중독자를 어떻게 바라봐왔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중독은 크고 끔찍하며,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누구도 혼자 맞서 써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함께라면, 하루 또 하루, 우리는 그것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최근 사망한 배우 매슈 페리는 자서전 <프렌즈, 연인들, 그리고 크고 끔찍한 것>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그룹 위너 출신 가수 남태현도 지난달 국정감사에 나타나 마약 치료 관련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최근 민간재활센터 '다르크'에 입소했다는 그는 "현장에 입소해 매일 같이 느끼는 바로는 약물 중독자들이 너무나도 많이 늘고 있는데 지원이 너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시작하지 않아야겠지만, 시작했다면, 마약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3. 대마초는 해도 되지 않나요? 해외 여러 국가가 대마초를 합법화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올 연말부터 1인당 대마초를 25g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부분 합법화를 했습니다. 거의 40개주가 대마를 합법화한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대마 합법화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마초 흡연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낮출 수 있다며 합법화는 옳지 않다고 우려합니다. 마약중독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지금의 대마초는 1990년대 초까지 유통되던 대마초와 전혀 다르다. 뇌에 미치는 악영향이 훨씬 커졌다"며 " 다른 마약의 대체재가 아닌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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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천 수출입통관청사에서 압수한 대마초. 문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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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전문의도 "대마를 경험하고 나니 마약에 대한 두려움이 차츰 사라졌다. 그래서 필로폰의 유혹이 왔을 때 별 망설임 없이 투약하게 됐다"는 환자의 말을 인용하며, 마약에 빠지면 대마초에 머물지 않고 더 강한 자극, 더 강한 마약을 찾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대마로 시작해 LSD, 엑스터시, 코카인을 거쳐 필로폰, 헤로인, 펜타닐로 가는 것, 처음엔 담배처럼 피우다 알약, 주사로 넘어가는 게 기본 코스라면서요. 다만 경각심이 비교적 낮은 대마초와 다른 마약 간 장벽을 높이는 것은 필요해 보입니다. 유경선 기사는 "투약자들을 보면 대마를 하다가 엑스터시도 해보고, '더 쩌는 게 있어?'하는 식으로 필로폰에 중독된다"며 "덮어놓고 '대마고 필로폰이고 무조건 나쁘다'하는 것보다 마약의 굴레를 상세하게 알려주는 것이 현실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흡연자들이 대마에 손 대기를 망설이듯이, 대마에 손을 댔더라도 더 큰 자극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경각심의 허들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4. 슬로베니아의 접근법 탐사전문기자 벤 웨스트호프는 마약을 박멸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마약중독자들의 증가를 다가온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는 시선을 책 <펜타닐>에 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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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슬로베니아의 사례를 인용해요. 슬로베니아는 도전적인 정책을 펼쳐 꽤 효과를 거뒀습니다. 슬로베니아는 마약 사용과 밀매를 구분해 처벌합니다. 마약을 제조하거나 거래를 하면 징역을 선고하기도 하지만, 마약을 개인적 용도로 소지하다 적발되면 소량의 벌금만 부과합니다. 이 벌금마저도 마약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면제해 주기도 합니다. 사용자를 처벌하고 가두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약물 남용 관련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는 겁니다. 그 결과 2017년 슬로베니아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사람은 47명에 그쳤습니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단속과 처벌에 힘쓰고 있는 미국에서는 매일 이보다 4배가 넘는 사람이 마약으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5. 진통제가 필요한 사회에서도 정신건강과 약물 오남용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2020년 미국의 한 조사에서는 12~17세 청소년 중 주요 우울장애가 있는 청소년이 불법 마약류를 사용할 가능성이 28.6%에 이른 반면, 주요 우울장애가 없는 청소년의 경우에는 10.7%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건복지부의 마약류 사용자 실태조사에서도 중독자 중 마약류를 사용하기 이전부터 우울, 불안 등의 정신과 문제로 치료 상담을 받은 사람이 26.7%에 달했습니다.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79.5점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입니다. 성인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고요. 살기 힘든 사회인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약물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지난주 점선면 예고를 통해 독자님들께 마약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 있는지 여쭤봤어요. 모든 독자님이 '아니요'라고 대답해주셨는데요, 몇 가지 이유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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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우울증이 있어요. 제가 정말 원하는 것도 행복이지만 마약 같은 단기적인 행복을 원하는 게 아니라 내 힘으로 일군, 안정적인, 정말 사람다운 행복을 원하기에 마약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문솔님) 😐 "한 번 하면 중독성이 너무 강할 것 같아서 손도 대면 안 될 것 같아요. 사람들은 현실을 잊고 싶어서 하는 것이지 않을까요?" (씨드님)
😮 "마약에 기대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은 없었고, 마약의 부작용과 사회적 영향을 인지하고 있어서요." (일여님) 😶 "예전에는 (마약이) 흔치 않아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어요. 지금은 얼마나 안 좋은지 알고 있기 때문에 하고 싶지 않고요." (익명의 독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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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의 의견을 들으니 '진통제가 필요한 사회'에서도 마약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 마약을 향한 시도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보였습니다. 마약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중독의 위험성을 알려 경각심을 높이는 예방 교육도 더 철저히 이뤄져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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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처벌에만 집중한 '마약과의 전쟁'은 실패하기 쉽다며 동시에 치료 관점에서도 접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계적인 대마 합법화 추세는 마약 전체에 대한 경각심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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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도, 세계적으로도 마약 중독자의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마약 오남용을 줄이기 어렵습니다. ☑️ '덮어놓고 나쁘다'가 아닌 적절한 예방 교육이 필요합니다. 재활과 치료 분야에도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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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기획 기사 <마약 0.03g의 굴레> 중 한 편을 소개합니다. 유경선·김송이 기자가 마약 중독을 회복하고 상담사를 꿈꾸는 네 사람을 만났습니다. 한때 중독자였던 이들은 "지옥처럼 힘들지만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
안주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중독과 애착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마약이 아니더라도, 우리 각자 뭔가에 하나씩은 중독돼 있지 않나요? 음식, 게임, 쇼핑, 음주, SNS 등에요. 안 전문의는 중독에서 벗어나는 열쇳말로 소통과 연결을 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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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시의 시민이자 아카데미와 함께한 추억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경향신문이 제가 느낀 아카데미의 가치에 공감하는 글을 썼다는 점이 고마웠습니다. 비록 아카데미는 우리의 추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수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쉴 것 같네요!" (금빈님) 📬 "국내 여행을 다니다 보면 그 지역에 작은 박물관처럼 전시해둔 공간을 마주치곤 합니다. 관리가 잘 된 편은 아니라 먼지 쌓인 물건들을 보며 잡동사니를 놔뒀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이번 기사를 보니 그런 공간들도 다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공동체의 기억을 유지해 나가는 일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익명의 독자님) 📝 "지난 11월3일 점선면Lite <🎥 안녕, 아카데미극장>편에 독자님들이 보내주신 이야기예요. 원주는 아카데미극장 철거 후 적잖은 후유증을 앓을 것 같습니다. 원주시는 극장 철거를 막으려고 했던 시민 15명을 고소·고발했어요. 아직 끝나지 않은 원주 아카데미극장 이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안녕 아카데미'를 통해 소식을 받아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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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면팀이 제1회 독자와의 만남을 개최합니다. '뉴스 어떻게 읽을까-나만의 점선면 그리기'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준비했어요. '강연'보단 '대화'의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점선면은 독자님들과 함께 만드는 뉴스레터니까요. 경향신문이 뒤늦게 시사 뉴스레터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뉴스를 사실-맥락-관점으로 분석하는 '점선면' 형식을 사용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그저 '독자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출발한 점선면의 기획·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드립니다. 뉴스가 많아도 너무 많은 세상, 기사를 어떻게 고르고 읽고 소화하면 좋을지 점선면팀 기자들과 함께 이야기해봐요. 참가를 원하시거나,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신청하러 가기'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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