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수도권도 4인 제한, 정부는 왜 선제 대응 실패하나

정부가 18일 비수도권 지역에 대해서도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4인 이내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지난 14일 비수도권의 거리 두기 단계를 조정하면서 사적모임 가능 인원을 4인, 6인, 8인 등 지방자치단체별 상황에 맞게 발표한 지 불과 나흘 만이다. 19일부터 2주간 전국의 사적모임은 ‘4인 이내’로 통일된다. 아울러 강릉과 제주의 거리 두기 단계는 각각 4단계, 3단계로 한 단계씩 높아진다.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세 속에 방학과 휴가철까지 앞둔 만큼 불가피한 조치다. 그러나 나흘 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제적 조치는커녕 바이러스 확산세를 뒤쫓기만 하는 정부의 대응이 불안하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가 밝힌 이유는 “바이러스 전파 속도보다 한발 앞선 방역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지난 16일엔 “현재 수도권이 거리 두기 4단계인 상황에서 비수도권은 사적모임 허용 인원이 4명, 6명, 8명 등 지역마다 달라 국민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정작 혼선을 초래한 건 방역당국이다. 전국이 한나절 생활권이어서 지역별 방역기준이 다를 경우 수도권 확산세가 비수도권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는 며칠 만에 현실화했다. 휴가철을 맞아 관광지가 많은 경남·부산·강원에서 확진자가 급증했다. 시민들은 어떤 장소에서, 어떤 행동까지 허용되는지 혼란을 겪고 있다. 혼돈은 방역 실패를 낳는다. 휴가철을 앞두고 방역단계가 낮은 곳, 지침이 느슨한 곳을 찾는 풍선효과도 따라올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너무 잦은 방역지침 변경과 갈지자 행보가 방역당국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는 점이다.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454명으로 주말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검사 건수는 전날보다 1만3000명가량 줄었지만, 확진자는 외려 2명 늘었다. 이른바 ‘주말효과’까지 실종된 것이다. 비수도권 확진자도 4차 유행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감염재생산지수도 3주간 1.20, 1.24, 1.32로 급등세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선제적 조치가 절실한 때다. 이러한 맥락에서 서울시가 다음달 광복절 연휴 진보·보수단체의 도심 집회를 모두 금지하기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로 본다. 현 상황에선 매우 작은 실수도, 단 하루의 실기(失期)도 치명적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 자칫 가래로도 못 막는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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