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지지율 30% 붕괴, 집권세력 권력투쟁으로 날 새울 땐가

한국갤럽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취임 후 처음으로 30% 선을 밑도는 2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국갤럽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취임 후 처음으로 30% 선을 밑도는 2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28%로 떨어진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29일 나왔다. 한 주 새 4%포인트 급락해 취임 80일 만에 30% 벽마저 무너졌고, 부정평가는 2%포인트 상승한 62%를 찍었다. 남녀·지역·직종·계층 가릴 것 없이 여론이 악화됐고, 7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직무 부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20대는 20%, 3040은 17%까지 지지율이 급전직하하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윤 대통령을 부정평가한 이유로는 인사, 경험·자질 부족·무능함,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음 순서로 꼽혔다. 검찰 출신 요직 발탁이나 사적 채용이 시비된 인사 파문은 나날이 확산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간 문자메시지에서 언급된 강기훈 전 자유의새벽당 대표가 극우 유튜버로 활동하다 대통령실에서 근무 중이고, 권 직무대행 정무실장을 지내며 필리핀 특사 방문 때 동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취임 후 인사 논란이 이토록 꼬리 물며 길어지는 정부는 없었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강행과 권 직무대행의 문자메시지 노출도 부정평가 항목에 새로 포함됐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51%가 경찰국 신설에 대해 ‘경찰 통제 목적의 과도한 조치’라며 반대했고, ‘총경 회의’를 지지한 응답자는 59%였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총체적 위기’를 맞은 셈이다.

그럼에도 집권여당에선 권력투쟁만 가열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지낸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때”라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친윤석열계를 포함한 초선 의원 32명도 ‘비상대책위 전환’을 당 지도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과 ‘내부 총질 대표’ 문자 파동을 일으킨 권 직무대행 체제를 문제 삼고 비대위로 재편하자는 목소리가 집단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성비위 의혹 징계 후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정면충돌로 표출된 당내 갈등이 친윤계 내부로도 번지는 모양새가 됐다. 비대위는 최고위원 9명 중 5명이 물러나야 구성할 수 있지만, 배 최고위원 사퇴로 소용돌이는 시작된 셈이다. 이런 와중에 윤 대통령은 전날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동행한 권 직무대행을 향해 “며칠간 고생했다”며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민생이 아우성이고 국정지지율도 급락하는 속에서 집권여당이 권력투쟁으로 날 새울 때인지 준엄하게 묻게 된다.

임기 초의 국정지지율 20%대 하락은 각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경고로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내달 1~5일 여름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이날 코로나19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일선 파출소를 찾았다. 나라 안팎으로 경제·안보·방역 위기가 한꺼번에 닥치고 있다. 경찰 장악이나 사정 정국으로 이 위기를 덮으려 생각한다면 더 깊은 늪에 빠질 수도 있다. 당정은 비상한 각오로 민생과 인사를 다잡고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 권력투쟁만 하고, 모든 위기를 전 정권 탓으로 돌려서는 뚝뚝 떨어지는 국정 동력을 반등시킬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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