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친윤 일색’ 여 비대위, 민심·혁신과 계속 멀어질 건가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지명직 비대위원 6명의 진용을 짰다.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합류할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은 오는 19일 새로 뽑는다. 지난 7월8일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후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주호영 비대위원장-권성동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를 잇는 4번째 임시 지도부의 인적 구성을 마친 것이다.

하지만 새 비대위는 첫 인선부터 삐걱댔다. 주호영 비대위에 참여한 주기환 전 비대위원이 다시 포함됐다가 1시간30분 만에 전주혜 의원으로 교체됐다. 주 전 비대위원은 2003년 광주지검에서 수사관으로 근무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대통령실 6급으로 임명된 그의 아들은 ‘사적 채용’ 시비를 일으켰다. 인선안 발표 직후 논란이 일자 자진사퇴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정 비대위원장은 첫 인사부터 신뢰와 리더십에 내상을 입었다.

비대위엔 이번에도 친윤계가 전진배치됐다. 검사 시절 윤 대통령과 서로 ‘정공, 윤형’이라고 불렀다는 정점식 의원이 대선 선대위 네거티브검증위원장에 이어 다시 전면에 나섰고, 지난해 윤 대통령 입당을 주도한 3선의 김상훈 의원도 비대위에 포진했다. 주 전 위원이 사퇴한 자리에 임명된 전주혜 의원과 김병민 광진갑 당협위원장도 대선 선대위·캠프 대변인을 맡았다. 그 자체가 ‘윤핵관’인 정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까지 친윤계끼리 바통을 주고받아 ‘그 나물에 그 밥’ 체제가 된 것이다. 추석 여론조사에서도 국정 혼선 책임자로 가장 많이 지목된 친윤계의 2선 후퇴는 공염불이 됐다. 지난달 26일 법원이 주 비대위원장 직무를 정지시킨 뒤 우여곡절 끝에 출범 준비를 마친 ‘비대위 시즌2’도 민의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도대체 인적 쇄신이며 혁신은 언제 할 건가.

정진석 비대위는 과도 체제다. 법적 효력을 다툴 법원 가처분 심문이 14일에서 28일로 늦춰졌다. 이 난맥상은 이 대표 징계가 ‘사고’라고 권성동 직대 체제를 세웠다가 ‘비상상황’이라고 말 바꿔 비대위로 가려 한 당이 자초했다. 정 비대위원장이 이날 ‘당 결정에 (법원이) 선을 넘지 말라’고 한 것도 삼권분립에 어긋나는 발언이다. 집권 4개월째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30%선에 그치고, 국정·인사 어느 하나 본궤도에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권력투쟁에 매몰된 집권당 책임도 크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차가운 민심을 직시하고, 당장 민생과 국회에서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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