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 특별법도 거부하려는 윤 대통령의 ‘막무가내’ 국정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활동가, 시민 100명이 28일 분향소 앞에서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며 절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활동가, 시민 100명이 28일 분향소 앞에서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며 절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사설] 이태원 특별법도 거부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막무가내 국정

지난 9일 국회 본회에서 통과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30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정부로 이송된 지 열흘 만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특별조사위원회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이번에도 국회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하게 되면 취임 1년8개월여 만에 9건째가 된다. 명백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할 거부권을 이처럼 남용하는 것은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이끌어야 할 대통령의 자세가 아니다. 도를 넘어선 윤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국정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유가족 등 100여명은 28일 서울시청 분향소에서 159배씩 절을 하며 특조위 구성을 담은 특별법의 공포를 촉구했다. 지난 22일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오가는 날씨에도 밤을 새워가며 1만5900배를 진행한 지 6일 만이다. 29일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오체투지에 돌입할 예정이다. 유가족이 요구하는 것은 보상금이 아니라 소중한 가족이 어쩌다가 비극을 맞게 됐는지를 제대로 밝히고 책임을 가려달라는 것이다. 시민대책회의 등 시민단체도 지난 27일 세종대로에서 특별법 공포 촉구 대회를 열고 거리를 행진했다.

헌법상 대통령에게 주어진 재의요구권은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환부하고” 등 엄격한 조건·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명백한 거부 사유가 있을 때 예외적으로만 사용하라는 취지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간호법’ ‘노란봉투법’ ‘쌍특검법’ 등을 잇달아 거부하는 등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 이미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취임한 대통령 중 가장 많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12일 발표한 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 이유로 ‘거부권 행사’가 2위를 차지한 것은 잦은 거부권 행사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명백한 ‘권력 사유화’다. 국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음을 윤 대통령은 모르는가.

도심 한복판에서 무려 159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는데, 15개월이 지나도록 진상 규명도, 윗선 책임 문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제2·3의 사회적 참사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반드시 특별법 통과가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는 지체없이 특별법안을 공포해야 한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계속 무책임으로 일관한다면 유가족은 물론 시민의 분노를 불러올 것이다. 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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