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애플의 첫 노조

최민영 논설위원
애플 사상 첫 노조를 출범시킨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토슨 타운 센터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18일(현지시간) 노조 결성 안건 가결 직후 환호하고 있다.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합 웹사이트

애플 사상 첫 노조를 출범시킨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토슨 타운 센터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18일(현지시간) 노조 결성 안건 가결 직후 환호하고 있다.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합 웹사이트

미국 청년세대에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이 거세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에도 첫 노조 등장이 임박했다. 18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인근의 한 애플스토어가 찬성 65 대 반대 33으로 노조 설립 안건을 가결했다. 전미노동관계위원회가 투표 결과를 승인하면 미국 내 270여개 애플스토어 6만5000여명 노동자에게 그간 애플 사측이 고수해온 ‘무노조 경영’ 원칙은 깨지게 된다.

앞서 커피체인점 스타벅스에서도 1971년 설립 이래 50년간 유지돼온 무노조 원칙이 깨졌다. 지난해 12월 뉴욕 버펄로 소재 매장에서 노조가 처음 결성된 이래 미국 내 9000여개 매장 중 140여곳에서 노조가 출범했다. 지난해 4월에는 e커머스 공룡기업 아마존에서 창고노동자 8300명이 처음 노조를 결성했다. 이외에도 대학원생, 박물관 직원, 간호사, 언론인을 비롯해 다양한 부문에서 노조 결성이 잇따르는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1930년대 대공황 직후 노동조합 운동에 버금간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노조 가입률은 1983년 20%에서 2020년 10.8%로 반토막 난 상태다. 16~24세는 노조 가입률이 4.4%에 불과하다. 노동자들을 깨운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다. 경제 정상화 와중에 인력 부족은 심해지고 노동 강도는 높아졌기 때문이다. 1996년~2000년대 중반 출생인 ‘제트(Z)세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잇따른 악재로 미래가 사라지고 있다는 절박감에 노동자 연대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갤럽 조사에서 18~34세 미국인 77%가 노조에 찬성했다.

일부 기업은 노조 견제를 고집한다. 스타벅스는 급여 인상이라는 ‘당근책’을 내놓으며 노조 점포는 인상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며 으르고 있다. 아마존은 노조 결성을 주도한 직원 2명을 지난달 ‘저성과’ 등의 이유를 들어 해고했다.

반면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기업은 노선을 바꾼다. 노조 방해 활동으로 2019년 임직원 유죄 판결을 받은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지난 3월 합당한 보상 없인 우수 직원이 이탈한다며 ‘노조 허용’으로 돌아섰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회사 블리자드의 노조 결성을 지지하고 나섰다. 애플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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