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쇼크’에 전략 재검토 들어간 이낙연…오늘 일정 대부분 취소

김상범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후보가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치러진 ‘충북·세종 민주당 순회 경선’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후보가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치러진 ‘충북·세종 민주당 순회 경선’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 캠프는 주말간 충청 지역 순회경선에서 입은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6일 대부분의 일정을 취소하고 전반적인 선거 전략을 재점검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더블스코어 수준의 득점을 내주면서 ‘이재명 리스크’를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둬 온 이 전 대표 캠프의 검증 공세에도 수위 조절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결선투표를 목표로 3위권 이하 후보들과 단일화 전선을 짜려던 로드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 전 대표는 전체선거인단 200만여명 중 64만여명에 달하는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나오는 12일 ‘1차 슈퍼위크’와 이달 말 호남 권역 경선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부분의 외부 일정을 취소했다.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려던 대구·경북 지역 공약은 서면 보도자료로 대체했고, 오후에 예정됐던 대한의사협회 간담회는 취소했다. 예비역 장성 등으로 구성된 ‘신국방안보특별위원회’의 지지선언에는 이 전 대표 대신 설훈 의원이 대리참석했고, 방송사 인터뷰도 전격 취소했다. 캠프 차원에서 매주 진행하던 정례브리핑도 취소됐다.

대신 이 전 대표는 이날 참모진과 장시간의 대책회의를 열고 전략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세종·충북 경선 결과를 받아든 뒤 “메시지와 정책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최근 이 지사의 변호사비 대납·무료변론 의혹을 파헤치고 경기도 인사·예산 비리 의혹 등을 제기하는 등 ‘이재명 리스크’를 강조하는 전략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충청 경선에서 이 지사가 권리당원 표심을 절반 이상 가져가면서 이 같은 네거티브 중심의 전략이 그다지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났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결과적으로 이낙연 후보의 네거티브 전술이 패착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지금은 전략 수정을 할 때”라고 진단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저희는 이 지사를 검증하는 것이지만, 이 지사 측에서는 네거티브라는 프레임을 씌웠고 국민들도 ‘너희들 또 싸우느냐’라고 인식하고 있다”라며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낀 이상 방향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후보의 장점과 품격을 강조하며 ‘왜 이낙연이냐’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 후보 간 ‘반(反)이재명연대’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이 전 대표 측은 애초 이 지사와의 격차를 10%포인트 안쪽으로 좁힌 뒤 다른 군소후보들과의 단일화 전선을 구축해 결선투표에서 역전을 노린다는 계획이었다. 이 지사의 지지율을 50% 미만으로 묶어두는 전제조건이 충족되기 어려운 이상 해당 전략도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게다가 3위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줄곧 단일화에 언짢은 기색을 보여 왔고, 정 전 총리를 1%포인트 안팎 격차로 따라잡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 전 대표와의 공동 전선에 합류할 가능성도 요원해졌다.

이 전 대표는 추석 이후 열리는 호남 지역 경선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국민선거인단 결과가 처음 공개되는 1차 슈퍼위크에서 최대한 이 지사와의 격차를 좁혀 놓은 뒤, 오는 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 순회경선에서 반전을 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전남에서 4선 의원과 도지사를 지냈다. 다만 본선에서 이길 만한 후보를 몰아주는 호남의 투표 성향을 고려하면 이 전 대표가 다시 양강 구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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