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6·1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2일 총사퇴했다. 선거 패배 책임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당선인에게 물어야 한다는 당내 비판이 분출되고 있다. 8월 전당대회 국면으로 접어들며 당권을 둘러싼 친이재명계와 반이재명계의 갈등이 전면화됐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민주당 비대위 일동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3월 대선 패배 직후 출범한 ‘윤호중·박지현 비대위’가 두달여 만에 막을 내렸다.
윤 위원장은 “이번 선거의 패배에 대해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먼저 사죄드린다”며 “민주당의 더 큰 개혁과 과감한 혁신을 위해 회초리를 들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저희는 완벽하게 졌다”며 “저부터 반성하고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선 이후 패배 원인 분석과 평가, 그에 따른 당 혁신을 잘 하고자 했는데 지방선거가 바로 임박해서 이를 충분히 해내지 못했다는 데에 거의 모든 비대위원들이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비대위원 총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당은 당분간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선거 패배 수습에 나선다. 이와 동시에 새 비대위 구성을 추진한다. 윤 위원장은 “대선·지방선거 평가와 정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당의 새로운 지도부는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를 통해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선거 패배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이재명 당선인 책임론이 분출됐다. 이 당선인이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 없이 지방선거 전면에 등장해 참패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이 당선인과 지난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SNS에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며 이 당선인을 비판했다.
새 당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까지 맞물려 당내 계파갈등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문재인계 의원들은 당 혁신을 내세워 이 당선인의 당대표 출마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이재명 책임론’에 선을 그으며 이 당선인의 당대표 출마를 추진하고 있다. 지방선거 패배와 대선 패배 후폭풍이 맞물리며 민주당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