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부 “국방위 비공개 회의록 공개하자” 역제안···‘진실공방’ 역공

박홍두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반기 국방위원회 국회의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서해 피살 공무원의 월북 사실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황희, 홍영표, 김민기, 설훈, 김병주 의원./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반기 국방위원회 국회의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서해 피살 공무원의 월북 사실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황희, 홍영표, 김민기, 설훈, 김병주 의원./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정부가 지난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수사결과를 뒤집은 것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흠집 내기 시도”라고 강력 비판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관련한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록 등 비공개 정보를 공개하자”고 역제안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이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자칫 신·구 정부 간 갈등을 넘어 문재인 정부와 야권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면 민주당이 스스로 나서서 진실규명에 협조해 여권의 공세에 맞서자는 취지다.

민주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해양경찰청이 수사 결과를 뒤집은 것을 두고 정치적 목적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이날 CBS·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사건 재조사에 대해 “문재인 정부를 흠집내기 위해 국가안보 자산과 정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일종의 신북풍(新北風)”이라며 “공개할 수 없는 정보를 가지고 국민들을 현혹하는, 음모론적 궤변”이라고 규정했다. 윤 의원은 “월북 판단에는 4가지의 핵심 근거와 팩트가 있다”며 “월북이 사실이 아니라면 팩트가 추가되거나 기존 팩트가 틀렸다는 게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국회 국방위원장이었던 민홍철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1년 9개월 지난 상태에서 그 자료를 그대로 가지고 판단만 바뀐 것 같아 의문”이라며 “제가 볼 때는 정치적 성격도 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국민의힘이 대통령기록물 공개 및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감사원이 감사 착수를 한 마당에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 공세”라고 맞받았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월북 의도가 아니었다는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 채 같은 팩트를 두고 해석만 뒤집은 셈”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사건 이후 합동참모본부 역시 ‘전 출처 정보 분석 결과 월북 시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정보 분석은 한국과 미국이 연합정보수집 자산을 이용해 수집한 첩보를 종합해 정보 판단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이날 국회 국방위 회의록 등 비공개 정보 공개도 역제안하고 나섰다. 전 국방위원인 김병주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측은 대통령 기록물 공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렇게 할 것까지도 없다”며 국방위 비공개 회의록 공개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것으로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면 윤석열 정부의 판단 아래 미국 측의 협조를 받아 당시 SI(특별취급첩보) 정보를 공개하면 된다”며 “다만 이 정보는 민감한 정보 출처가 관련돼 있는 만큼 대한민국 안보에 해악이 뒤따른다는 것을 주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SI 정보 공개 여부에 대해 “여당이 생각할 때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공개하는 것에 협조하겠다”면서도 “그런데 북한한테 얻은 정보, 첩보, 루트와 과정을 공개해야 하는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는 이날 대선·지방선거 평가 2차 토론회에서 이번 사건 대응과 관련한 논의를 한 뒤 “국회 내 비공개 정보를 전격 공개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오기형 의원은 토론 후 기자들과 만나 “서해 월북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는 게 맞다고 의견을 모았고, 비대위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국민이 원한다면 정치권이 협력해 해당 정보를 공개하고 의혹을 해소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건영 의원은 “당시 (국방위) 회의록을 열어보면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군 당국의 비공개 정보, 소위 SI는 충분히 국회 정보위와 국방위에 보고된 걸로 안다. 그 내용을 (함께) 다 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제 와서 왜 딴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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