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여당 연찬회 간 윤 대통령 “더 이상 전 정권 핑계 통하지 않는다”

유정인 기자

이준석 등 내분 상황서 원팀 강조

당·정 결속, 여권 구심점 강화 뜻

“당·정 하나 되자”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구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동안 의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이날 연찬회에는 소속 의원 115명 중 101명과 각 부처 장차관 및 외청장 약 60명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당·정 하나 되자”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구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동안 의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이날 연찬회에는 소속 의원 115명 중 101명과 각 부처 장차관 및 외청장 약 60명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당정이 하나가 돼서 오로지 국민, 오로지 민생만을 생각할 때 모든 어려운 문제들이 다 해소되고 정부와 당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여당 연찬회에 참석한 건 처음이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정 ‘원팀’을 강조하며 결속력을 높이려는 행보다. 이준석 전 대표 징계 이후 내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여권의 중심축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 만찬에 참석해 “정말 좋지 않은 이런 (전 정부의 국정) 성적표와 국제적인 경제위기 상황에서 우리 정권이 출범했지만 더 이상 국제 상황 핑계나 전 정권에서 잘못한 것을 물려받았다는 핑계도 국민에게 통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정 관계를 두고 “결속” “단합” 등 표현을 쓰며 수차례 ‘원팀’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당정이 하나가 돼서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을지연습이라 술은 못하지만 술 마신 거나 똑같은 마음으로 회포도 털면서 당정 간 튼튼한 결속을 만들어내자”며 “여러분들 뵈니 힘이 난다”고도 말했다.

주호영 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초기가 제일 취약할 때인데 잘 견뎌왔다고 생각한다”면서 “팀워크를 강화하고 더 자주 만나면 성공한 정부가 될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연찬회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주요 과제를 공유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로 정부와 대통령실 일부 관계자가 참석하곤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연찬회엔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데다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과 정부 관계자들도 총출동했다.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을 비롯해 6수석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김용현 경호처장 등이 자리했다. 장차관 39명과 외청장 24명 등도 대거 현장을 찾았다.

파격적인 대통령 참석, 이례적인 당·정·대 대출동은 여권의 국정난맥상과 위기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정부 출범 108일을 맞는 동안 윤 대통령 지지율은 30% 안팎으로 역대 정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사 실패와 정책 혼선으로 정부 신뢰도도 높지 않다.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한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후 극대화한 여권 내분은 현재진행형이다. 윤 대통령은 여소야대 국회, 낮은 국정 지지도에 더해 여당 뒷받침도 기대하기 어려운 삼중고 속에 정기국회를 맞아야 할 상황이었다.

윤 대통령은 당정 결속력을 높이는 데서 위기의 돌파구를 찾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부 분열도 여당 내에서 대통령의 존재감과 장악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정리에 나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만찬에서 전당대회 개최 시기, 당내 갈등, 이 전 대표와 관련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고 권 원내대표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식사를 마친 뒤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만찬장을 떠났다고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윤 대통령이 “여러분을 보니 가기 싫다”고 하자 의원들이 환호했고, 윤 대통령이 이에 “밤새 이야기하고 싶은데 이만 가겠다”며 인사했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