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취임 후 공세 자제해오다
‘감사원 조사’ 뒤에 비판 높여
한동안 대여 공세 발언을 자제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거친 언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는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조사하자 윤석열 정부에 “국민의 심판”을 경고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윤 대통령의 외교 실책 논란과 사정 정국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임으로써 정국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3일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에 대해 “정치는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며 “국민 앞에 겸허해지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개천절 경축식 행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민생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야당을 탄압하고 전 정부에 정치보복을 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지금은 민생경제와 외교·평화에 힘을 쏟을 때”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온갖 국가 사정기관이 충성경쟁하듯 전 정부와 전직 대통령 공격에 나서고 있다. 유신 공포정치가 연상된다”며 “권력남용 끝에는 언제나 냉혹한 국민의 심판이 기다렸던 역사를 기억하기 바란다”고 적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각종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대표는 당대표 취임 후 정부 비판을 자제해왔다. 이 대표는 ‘민생’ 메시지에 주력하고, 당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는 투트랙 전략을 써왔다.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불송치 결론을 뒤집고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하자 지난달 14일 “야당 탄압, 정적 제거에 너무 국가역량을 소모하지 말라”고 말한 게 전부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 파문을 기점으로 대정부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SNS에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다. 의를 위한다면 마땅히 행동해야 한다”고 적었다.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는 “외교참사 책임을 국민과 언론, 야당에 뒤집어씌우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고, 이틀 뒤에는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지 않나, 욕했지 않나”라며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고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