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검찰 진술서’ 공개···“천화동인 1호 제 것? 터무니없는 모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검찰에 낸 진술서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이 배분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이 대표라는 의혹에 대해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모략적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3부(부장검사 강백신)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며 검찰에 제출한 33쪽 분량의 진술서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조사에서 검사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지 않고 이 진술서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대신 천화동인 1호 수익 일부를 받기로 했다고 보고 있다.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은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가 내 것이 아닌 걸 잘 알지 않느냐”며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그분’이 대장동 사업 때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검찰 진술서에서 “저는 천화동인 1호와 관계가 없고, 언론보도 전까지 존재 자체를 몰랐다”며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의 100% 출자회사이고 화천대유의 주주는 김만배씨라고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사업에서 모두 2018억원을 배당받았는데 배당이 이뤄지자마자 수백억원이 김씨의 대여금 형식 등으로 새 나갔고, 주식 투자나 부동산 구입에 수십억원이 사용됐으며 그중 일부는 손실 처리됐다고 한다”며 “만일 제 것이라면 김씨가 천화동인 1호의 돈을 그렇게 함부로 써버릴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정민용씨와 같은 부수적 역할을 한 사람이 100억원을 받고, 김씨 학교후배로 화천대유 실무를 챙긴 이모씨도 120억원을 받는다고 한다”며 “이들보다 큰 역할을 했다는 유동규씨의 지분이 아예 없다는 것이 상식이겠느냐”고 했다. 천화동인 1호 지분 주인은 자신이 아니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라는 취지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성남시의 민관공동개발은 철저히 시민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추진됐다면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시장의 배임이 성립하려면 시장의 의무에 반해 시에 손해를 입히고 민간사업자에게 이익을 줘야 한다”며 “그런데 저는 투기 세력의 이익을 위해 시에 손실을 입힌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간사업자에게 1120억원을 추가 부담시켜 그들에게 손실을 입히고 시와 공사 이익을 더 확보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제가 대장동 일당과 결탁 또는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관계라면 그들의 이익을 더 많이 확보해주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성남시 내부 비밀을 민간사업자들에게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 대표는 “유동규가 그들(민간사업자)과 결탁해 비밀 정보를 제공했는지 저로서는 알 수 없지만, 유동규가 범죄행위를 저지르며 범죄사실을 시장인 제게 알릴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은 정치공작이 아닌 진실을 위한 공정 수사에 매진해야 한다”며 “법과 질서 유지에 최고의 권한과 책임을 가진 검찰이 권력자의 정적 제거를 위해 조작 수사에 나서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했다.

이날 검찰 조사에서 대장동 사업 부분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 남대주 부부장검사가, 위례신도시 사업 부분은 반부패수사1부 정일권 부부장검사가 신문했다. 이 대표 측에선 법무법인 가로수의 김필성 변호사가 조사에 참여했다. 조사는 영상녹화실인 601호에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