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이라크전에서 그랬듯이 ‘정직하지 못한 미국’ 마음에 걸려”

워싱턴 | 유신모 특파원

천안함 의문 제기한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

도널드 그레그 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 명예회장(전 주한 미 대사)은 12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천안함 최종 보고서 발표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라면서 환영했다. 그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발표를 계기로 진실을 밝히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천안함 사건에 의문을 가졌던 배경으로 “미국이 정직하지 못함으로써 큰 피해를 입는 걸 원치 않는다”고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경향신문에 많은 관심(respect)을 갖고 있어 인터뷰에 응했다”고 말해 상당수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베트남전·이라크전에서 그랬듯이 ‘정직하지 못한 미국’ 마음에 걸려”

-한국 정부의 천안함 사건 최종보고서가 나왔다.

“우선 최종 보고서가 나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내용이 매우 기술적이어서 지금으로선 언급할 위치에 있지 않다.”

-한국과 미국의 관리들은 당신의 의문 제기에 회의적인 반응인데.

“나는 내 나라 미국이 정직하지 못함으로써 큰 피해를 보는 것을 원치 않는다. 통킹만 사건(1964년 미국이 베트남전 개입을 위해 조작했던 미 함정 피습사건)이 그랬다. 이라크 전쟁 때도 이라크에 핵무기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없었던 것으로 판명났다. 그래서 이런 일들이 마음에 걸린다.”

-러시아는 왜 자체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다른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조사단은 자기들이 필요한 실험이나 자료를 취할 수 있기를 원했지만 그렇지 못했고 결국 며칠 만에 (한국을) 떠나고 말았다.”

-천안함 사건이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중국은 이 사건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우려되는 사안이다. 따라서 남은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고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사건에 대해 개인적으로 조사하거나 독립적으로 알아볼 의향이 있나.

“이미 하고 싶은 말은 다 했다.”

-한국 국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언할 의사가 있나.

“아직 그런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 나는 화제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화제가 돼야 할 것은 천안함 사건이다.”

-요청을 받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가정적인 질문은 위험하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겠다.”

-오는 23일에 앨라배마주 버밍햄의 미국외교협회(ACFR) 세미나에 참석해 천안함 관련 연설을 할 계획이라는데 언론에 내용을 공개할 수 있나.

“비보도 요청을 받았다. 나는 ACFR 이사회 회원이고 자주 강연한다. 이번에도 연설 요청을 받고 한국에서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에 대한 나의 관점을 이야기하겠다고 했더니 좋다고 했다.”


Today`s HOT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해리슨 튤립 축제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불타는 해리포터 성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