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그기 등 전투기 무더기 무력 시위…군, F-35 등 80여대 출격

박광연·박은경 기자

합참 “180여개 항적 식별…일부 폭격기 포함 공대지 활동 확인”

군, 내주 나흘간 ‘태극연습’…북 긴장 조성 위한 도발 이어갈 수도

북한이 4일 전술조치선 이북에서 다수의 군용기를 동원한 무력시위를 벌였다. 전날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비질런트 스톰) 기간이 연장되자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포사격으로 반발한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남한은 오는 7~10일 연례 훈련인 ‘2022 태극연습’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북한이 비질런트 스톰 연장과 태극연습 등을 빌미 삼아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11시쯤부터 오후 3시쯤까지 북한 군용기 180여개의 비행 항적을 식별해 대응조치를 했다”며 “북한 군용기는 전술조치선 이북의 내륙과 동·서해상 등 다수 지역에서 활동했다”고 밝혔다.

전술조치선은 북한 군용기 남하에 신속히 대응하고자 군사분계선(MDL)과 북방한계선(NLL)으로부터 수십㎞ 북쪽 상공에 설정한 가상의 경계선이다.

군 관계자는 “주로 미그와 수호이 계열의 전투기들과 일부 폭격기가 있었고 공대지 활동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180여개) 항적이라고 표현한 건 (전투기) 대수는 아니다”라며 “(식별된 시간이) 4시간여 가까이 되는데 체공 시간이 그렇게 긴 것들이 아닐 수 있으니 왔다 갔다 하면 대수로 보이지 않고 항적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북한 군용기 움직임에 맞서 공군 F-35A 등 80여대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다. 합참은 “후속지원 전력과 방공 전력을 통해 만반의 대응 태세를 유지했다”며 “비질런트 스톰 참가 전력 240여대도 계획한 훈련을 시행하면서 대비 태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공중 무력시위는 한·미 군용기 240여대가 참가한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에 맞대응하는 도발로 풀이된다. 이날 종료 예정이었던 비질런트 스톰은 전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상황을 감안해 하루 연장됐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제54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 후 브리핑에서 “기간 연장은 대통령 지침이 아니라 제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에게 요청해서 하루 더 연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연합공중훈련 연장 결정이 발표되자 강하게 반발했다. 박정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밤 담화에서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선택”이라며 “미국과 남조선은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 부위원장 담화 직후 북한은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추가 발사했다. 동해상 남북 완충구역으로 80여발의 포사격도 단행했다. 이후 군용기를 대거 동원해 한·미 공군력에 대응하는 무력시위를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공군력은 한·미에 비해 크게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지난달 6일 북한 군용기 12대가 특별감시선 이남으로 편대 비행했다. 특별감시선은 전술조치선 북쪽으로 수십㎞ 위에 설정돼 있다. 지난달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아래 전투기 150여대를 동원한 ‘대규모 항공공격 종합훈련’이 실시됐다고 북한 공식매체가 밝히기도 했다. 북한 군용기 10여대는 지난달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전술조치선 이남에서 위협 비행한 바 있다.

합참은 오는 7~10일 나흘간 연례 훈련인 ‘22 태극연습’을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합참은 “태극연습은 방어적 성격의 합참 주도의 지휘소 연습”이라며 “위기관리 역량 강화와 전시 전환 수행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실시한다”고 밝혔다.

태극연습은 병력과 장비를 실제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 ‘워게임’으로 진행되며 한국군 단독으로 수행한다. 합참은 “이번 연습은 북한의 핵·미사일과 최근 도발 양상 등 다양한 위협에 대비한 실전적인 임무수행 능력을 숙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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