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북 호응 땐 윤 대통령 담대한 구상 지지”

발리 | 심진용 기자

3년 만에 한·중 정상회담…윤 대통령 “북핵, 중국 역할 기대”

시 주석 “경제협력 안보화 반대”…한·미·일 밀착 견제하기도

<b>일단 악수부터</b>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일단 악수부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처음으로 회담했다. 한·중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이후 2년11개월 만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두 정상은 발리에서 열린 양자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건설적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시 주석은 지난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 때 윤 대통령이 내놓은 ‘담대한 구상’을 언급하며 “북한의 의향이 관건”이라며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담대한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북한은 강경한 어조로 ‘담대한 구상’을 거부한 바 있다. 시 주석은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외교 목표는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추구하고, 기여해 나가는 것”이라며 “그 수단과 방식은 보편적 가치와 국제 규범에 기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내놓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도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언급하며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역내 중국의 팽창을 견제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지난 13일 한·미·일 정상회의 후 내놓은 ‘프놈펜 성명’ 등을 통해 미국과 함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시 주석은 “세계가 새로운 격동의 변혁기에 접어들고 국제사회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한 지금, 중국과 한국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양국 관계를 강조하면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만들어 세계에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안정성을 제공하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미·중 전략경쟁의 시기 한국과 미국의 계속되는 밀착을 우회적으로 견제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또 “경제 협력을 정치화, 범안보화(안보와 경제를 자의적으로 연계하는 것) 하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며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 원활한 흐름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CCTV가 전했다.

윤 대통령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글로벌 경기 침체, 기후변화 등 대응을 위해 양국 간 고위급 대화 정례화를 제안했다. 시 주석도 양국 간 1.5트랙 대화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두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시 주석은 윤 대통령에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간 한국을 방문하지 못했다며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호 편리한 시기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는 말도 전했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국빈 방한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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