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첫 4자 TV토론, 국민의힘 수락하면 31일 열릴 듯

방송3사, 법원 결정 후 각 당에 31일이나 내달 3일 일정 제안

민주당·정의당 “빠를수록 좋다”…국민의당 “언제든 가능”

국민의힘 “양자토론 무산 아쉬워…만나서 날짜 등 정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양자 TV토론이 무산됐다. 법원이 두 후보만 참여하는 양자 TV토론 방송을 금지하면서 오는 30일 혹은 31일로 예정됐던 일대일 매치가 취소된 것이다.

방송3사(KBS·MBC·SBS)는 법원 결정 이후 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후보까지 포함하는 4자 토론을 31일이나 다음달 3일 열자고 여야 4당에 제안했다. 여야 4당 모두 4자 토론 개최에 동의하면서도 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은 31일이 더 좋다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룰미팅에서 날짜와 방식을 최종 결정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31일 20대 대선 첫 TV토론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이날 안 후보와 심 후보가 각각 낸 양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잇따라 인용한 후 방송3사는 여야 4당에 4자 토론을 요청했다. 방송사가 제안한 일정은 설연휴 기간인 31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혹은 설연휴 직후인 다음달 3일(시간 미정)이다. 방송 3사는 28일 룰미팅을 제안하며, 27일까지 4자 토론 출연 여부와 대체 가능한 날짜를 알려달라고 각 당에 요청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4자 토론 요청을 수락하며 31일 토론 개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방송토론콘텐츠단은 “두 일정 모두 참여 가능하나, 가장 빠른 31일에 성사되길 바란다”며 “주관 방송사가 요청한 28일 룰미팅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모든 후보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방식의 다자토론을 했으면 좋겠다”면서 “윤 후보도 국민들께 선택과 판단의 여지를 드린다는 차원에서 다자토론을 받아주길 다시 권유드린다”고 말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방송 3사가) 제안한 일정 모두 가능하며 국민 알권리를 위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이라며 “가급적 설연휴 기간인 31일 토론회가 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토론장에서 모든 약자와 소수자들의 1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룰미팅을 거쳐 다자토론 최종 날짜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TV토론 실무협상단 대표인 성일종 의원은 “28일 룰미팅에 참여한다. 룰미팅에서 날짜나 방식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양자토론을 기대했는데 많이 아쉽다”면서도 “판결 취지를 존중해서 토론이 이뤄지도록 실무팀에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4자 토론 제안을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에 “어떤 형식이든 상관없다”고 답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4자 토론 일자는) 언제든 좋다. 우리는 31일이 더 좋다”며 “28일(룰미팅)에 참석해 같은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법원 결정은 사필귀정”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당은 국민 앞에 즉각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간 별도의 양자토론도 이날 합의됐다. 양측은 빠른 시일 안에 실무협상을 진행해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앞서 여야 주요 후보들에게 일대일 토론을 제안했지만 이 후보만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로선 정책 역량을 부각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고, 김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