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생 김경주 민주당 경북 경주시의원 출마
지역활동 않고 공천만 받으려는
‘여의도 청년’들이 문제
주변에 힘든 사람 없도록 노력
“정치인은 국민들에게 표를 받은 대로 보답하는 서비스직인데 관리직처럼 행동하는 게 문제예요.”
경북 경주시의회 지역구(경주다선거구) 의원 선거에 출마한 김경주 더불어민주당 후보(19)는 지난 18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기성 정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2003년 9월26일생인 김 후보는 6·1 지방선거에 도전한 민주당 후보들 중 가장 어리다. 김 후보의 비판은 그가 추구하는 지역 정치의 포부와 맞닿아 있다.
‘경주로 바꾸자’는 슬로건을 내건 김 후보는 “주변에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시의원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김 후보는 “내 삶을 고쳐주는 정치”를 외치고 있다. “시의원이 거창한 공약을 내봤자 100% 못 지킵니다. 사소한 공약들을 제대로 지켜보고 싶어요.” 지역구 내 초등학교의 교통문제 해소, 버스정류장 재정비, 빌라 등 오래된 건물 내 주차공간 확대 등이 김 후보의 대표 공약들이다.
김 후보는 자신의 선거운동 방식을 ‘워킹’(걷기)이라는 단어로 요약했다. 그는 “걸으며 사람들을 만나 문제를 들어주고, 해결할 수 있으면 통장님이나 담당 공무원을 찾아가 ‘이거 왜 안 되냐’고 물어봐준다”며 “안 되면 안 되는 이유를, 되면 되는 이유를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저녁 퇴근 시간대에는 손팻말을 들고 유권자들에게 인사한다. 김 후보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방식은 아니다”라면서 “그래도 주변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는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도 말해서 해야겠더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장 경계하는 청년 정치인의 모습을 “여의도 청년”으로 비유했다. 김 후보에게 ‘여의도 청년’은 “청년세대인데 기성 정치를 똑같이 따라 하는 사람들”이다. 김 후보는 “막상 지역에서 아무 활동도 안 하면서 서울에 올라가 문제제기하며 공천만 받으려 한다”고 했다.
기성 정치권이 청년 정치를 대하는 태도도 김 후보의 문제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이번에 출마를 준비하며 당내에서 “만 18세가 어떻게 현역 시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냐”는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김 후보는 “청년 정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얘기해놓고, 막상 청년이 기회를 잡으니까 ‘너희는 안 돼’라고 얘기하는 건 모순이자 이중잣대”며 “나이만 갖고 뭘 하느냐고 말하는 꼰대 정치가 민주당 안에도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자신의 장점을 ‘경험’에서 찾았다. 그는 “민주당 예비당원부터 시작해 5년간 정치를 해온 ‘구를 대로 구른’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경주시 공동선대위원장, 대선 경선 때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캠프의 ‘1824청소년본부’ 정책자문대표 등 이력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청년이지만 경력은 청년답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사방 백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게 하라”던 조선시대 ‘경주 최부잣집’ 이야기를 꺼내 시의원 당선 이후 포부를 밝혔다. 그는 “주변에 힘든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며 “내 주변도 못 챙기면서 더 큰 걸 바라보는 것만큼 허위스러운 게 없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의정 활동을 특정 분야에 한정하지 않겠다며 “모든 행정적인 수단을 동원해 교통약자와 나이 또는 돈 문제로 힘든 사람들, 노숙인 등을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금까지의 선거운동 과정을 돌아보며 “솔직히 ‘정치 진짜 돈 많이 든다’는 점을 가장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옷 사고, 현수막 걸고, 공보물과 벽보 만들고, 돌아다니는 것도 돈”이라며 “돈 들어갈 부분이 되게 많은데, 막상 준비해둔 돈을 보니 스스로가 너무 초라해 보였다”고 털어놨다. 김 후보는 “의회가 가장 시민들을 닮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이유는 돈 때문”이라며 “누구나 정치를 할 수 있으려면 돈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도적 차원에서 선거 출마자들에 대한 비용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