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지방선거…뛰는 청년들

못 지킬 거창한 공약 대신 걷고 들으며 민심 속으로

박광연 기자

2003년생 김경주 민주당 경북 경주시의원 출마

김경주 더불어민주당 경주시의원 후보(다선거구)가 지난달 23일 경북 경주시에 있는 김상도 민주당 경주시의원 후보(사선거구) 사무소 개소식에서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경주 후보 제공

김경주 더불어민주당 경주시의원 후보(다선거구)가 지난달 23일 경북 경주시에 있는 김상도 민주당 경주시의원 후보(사선거구) 사무소 개소식에서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경주 후보 제공

지역활동 않고 공천만 받으려는
‘여의도 청년’들이 문제
주변에 힘든 사람 없도록 노력

“정치인은 국민들에게 표를 받은 대로 보답하는 서비스직인데 관리직처럼 행동하는 게 문제예요.”

경북 경주시의회 지역구(경주다선거구) 의원 선거에 출마한 김경주 더불어민주당 후보(19)는 지난 18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기성 정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2003년 9월26일생인 김 후보는 6·1 지방선거에 도전한 민주당 후보들 중 가장 어리다. 김 후보의 비판은 그가 추구하는 지역 정치의 포부와 맞닿아 있다.

‘경주로 바꾸자’는 슬로건을 내건 김 후보는 “주변에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시의원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김 후보는 “내 삶을 고쳐주는 정치”를 외치고 있다. “시의원이 거창한 공약을 내봤자 100% 못 지킵니다. 사소한 공약들을 제대로 지켜보고 싶어요.” 지역구 내 초등학교의 교통문제 해소, 버스정류장 재정비, 빌라 등 오래된 건물 내 주차공간 확대 등이 김 후보의 대표 공약들이다.

김 후보는 자신의 선거운동 방식을 ‘워킹’(걷기)이라는 단어로 요약했다. 그는 “걸으며 사람들을 만나 문제를 들어주고, 해결할 수 있으면 통장님이나 담당 공무원을 찾아가 ‘이거 왜 안 되냐’고 물어봐준다”며 “안 되면 안 되는 이유를, 되면 되는 이유를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저녁 퇴근 시간대에는 손팻말을 들고 유권자들에게 인사한다. 김 후보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방식은 아니다”라면서 “그래도 주변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는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도 말해서 해야겠더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장 경계하는 청년 정치인의 모습을 “여의도 청년”으로 비유했다. 김 후보에게 ‘여의도 청년’은 “청년세대인데 기성 정치를 똑같이 따라 하는 사람들”이다. 김 후보는 “막상 지역에서 아무 활동도 안 하면서 서울에 올라가 문제제기하며 공천만 받으려 한다”고 했다.

기성 정치권이 청년 정치를 대하는 태도도 김 후보의 문제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이번에 출마를 준비하며 당내에서 “만 18세가 어떻게 현역 시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냐”는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김 후보는 “청년 정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얘기해놓고, 막상 청년이 기회를 잡으니까 ‘너희는 안 돼’라고 얘기하는 건 모순이자 이중잣대”며 “나이만 갖고 뭘 하느냐고 말하는 꼰대 정치가 민주당 안에도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자신의 장점을 ‘경험’에서 찾았다. 그는 “민주당 예비당원부터 시작해 5년간 정치를 해온 ‘구를 대로 구른’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경주시 공동선대위원장, 대선 경선 때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캠프의 ‘1824청소년본부’ 정책자문대표 등 이력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청년이지만 경력은 청년답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사방 백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게 하라”던 조선시대 ‘경주 최부잣집’ 이야기를 꺼내 시의원 당선 이후 포부를 밝혔다. 그는 “주변에 힘든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며 “내 주변도 못 챙기면서 더 큰 걸 바라보는 것만큼 허위스러운 게 없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의정 활동을 특정 분야에 한정하지 않겠다며 “모든 행정적인 수단을 동원해 교통약자와 나이 또는 돈 문제로 힘든 사람들, 노숙인 등을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금까지의 선거운동 과정을 돌아보며 “솔직히 ‘정치 진짜 돈 많이 든다’는 점을 가장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옷 사고, 현수막 걸고, 공보물과 벽보 만들고, 돌아다니는 것도 돈”이라며 “돈 들어갈 부분이 되게 많은데, 막상 준비해둔 돈을 보니 스스로가 너무 초라해 보였다”고 털어놨다. 김 후보는 “의회가 가장 시민들을 닮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이유는 돈 때문”이라며 “누구나 정치를 할 수 있으려면 돈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도적 차원에서 선거 출마자들에 대한 비용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취지다.

[막 오른 지방선거…뛰는 청년들]못 지킬 거창한 공약 대신 걷고 들으며 민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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