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와~” 4분 기립박수 칠 때 “…” 10분 만에 자리 뜬 야

조문희·탁지영 기자

■“이겼다” 연신 웃은 국민의힘

의기양양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에서 두번째)와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등 지도부가 1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의기양양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에서 두번째)와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등 지도부가 1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기대 이상의 우세 소식에 환호성
권성동 “더 겸손을” 표정 관리도

“이겼다! 이겼다!” 1일 오후 7시30분, 방송사의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이 마련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지하 1층 강당이 박수 소리와 환호성으로 울렸다.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대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는 국민의힘 10곳, 더불어민주당 4곳, 오차범위 내 접전 3곳으로 여당의 압승이었다. JTBC 결과도 9 대 4 대 3이었다.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연신 웃음을 보였다. 다른 참석자들도 손뼉을 마주치며 환호했다.

이 대표와 권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오후 7시쯤부터 개표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가 오후 6시50분쯤 넥타이 없는 정장 차림으로 가장 먼저 상황실에 도착해 현장을 살폈다. 상황실 내 연단에는 당직자들이 개표 상황 등을 지켜볼 수 있도록 일찌감치 TV 모니터 10대가 일렬로 놓였다. 권 원내대표는 빨간색 국민의힘 유세 복장으로 옆에 앉은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과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당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이기는 것은 당연하고, 얼마나 이길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오후 7시26분쯤 TV 모니터에서 “발표 4분 남았다”는 말이 나왔다. 당 지도부와 관계자들이 일제히 모니터를 바라봤다. 의원 일부는 말을 멈췄고, 일부는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투표 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10초 전 카운트다운’을 했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은혜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김동연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TV 화면에 떴다. 이 대표 등 당 지도부와 관계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환호성을 질렀다. 충남 김태흠, 울산 김두겸, 대구 홍준표 등 당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우세 소식이 계속됐다. 기립 박수와 환호성이 4분가량 이어졌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윤석열 정부에 힘을 밀어주겠다는 국민의 강한 뜻이 출구조사 결과에 나타난 것 아닌가 분석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이 잘나서 국민들이 지지했다기보다는,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때부터 여러 방면에서 실책을 저지른 결과 5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것”이라며 “저희들끼리 더 겸손해지자, 더 낮아지자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 등 지도부와 의원들은 잠시 이석했다가 이날 오후 11시30분쯤 다시 상황실에 모였다. 당선 확실·유력 후보의 사진에 ‘당선’ 스티커를 부착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선택이 얼마나 엄중한 것인지 잘 알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지방행정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탄식마저 사라진 민주당

망연자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일 국회의원 회관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망연자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일 국회의원 회관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도부, 손깍지 끼고 TV만 응시
경기 출구조사도 뒤지자 “아쉽다”

외마디 탄식도 없었다.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차려진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는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1일 오후 7시30분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10곳, 민주당 4곳이 ‘승리 유력’으로 나오자 손깍지를 낀 채 묵묵히 TV 화면만 바라봤다.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오는 국민의힘 개표상황실 중계 방송도 말없이 지켜볼 뿐이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8.7%로 송영길 민주당 후보(40.2%)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이 위원장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49.4%, 김동연 민주당 후보 48.8%로 접전을 벌이자 의원들 사이에서 “아” 소리가 나왔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이재명 위원장이 54.1%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를 앞선다는 예측이 나왔지만 이 위원장은 물론 의원들은 침묵했다.

출구조사 결과 방송을 지켜보던 지도부는 10여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이 위원장과 윤 위원장은 이석하기 전 잠시 속닥이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예상했던 결과인가’ ‘접전지에서 얼마나 가져올 것이라 보는가’ ‘윤 위원장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 ‘전당대회에 나올 것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한마디도 답하지 않은 채 차에 탑승했다.

윤 위원장과 박 위원장은 아쉬움을 표했다. 윤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예상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어느 지역이 아쉬운지를 묻자 “경기”라며 “출구조사에서 앞설 것이라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표해주신 국민들께 감사하고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출구조사 발표 도중 진행된 KBS 인터뷰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고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두 번째 심판을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민주당이 대선 이후 쇄신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그는 “강원도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쉽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책임론’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결과가 최종적으로 나오면 당 차원에서 지도부와 상의해 입장을 내겠다”며 말을 아꼈다.

지도부가 나간 뒤에도 자리를 지키던 민주당 의원들은 오후 8시30분쯤 모두 상황실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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