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불출마로 ‘김기현·안철수’ 양자대결···서로 “내가 유리” 주장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선거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사진 크게보기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선거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판도가 크게 흔들리게 됐다. 사실상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양측은 나 전 의원 지지층을 끌어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양측은 나 전 의원 불출마가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상반된 분석을 내놨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당대표 선호도 1위를 기록하던 나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충돌 이후 지지율이 하락해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2~3위를 기록해 왔다. 과반을 점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라 나 전 의원 지지층은 여전히 차기 국민의힘 대표를 결정지을 영향력을 갖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22~23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784명)은 차기 당대표로 김기현 의원(25.4%), 안철수 의원(22.3%), 나 전 의원(16.9%) 순으로 적합하다고 답했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의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불출마를 발표하면서 “전당대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특정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다. 나 전 의원은 그간 두 후보의 연락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여당 안에서는 나 전 의원 불출마에 따른 후보별 유불리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왔다. 김 의원 측은 이준석 전 대표 시절 당과 대통령실 간 갈등, 2016년 당대표였던 비박(근혜)계 김무성 전 의원과 청와대의 공천 갈등으로 인한 총선 패배를 겪은 당원들이 친윤(석열) 후보인 김 의원에게 표를 몰아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당원들은 우리 당을 위해 헌신한 나 전 의원에게 측은지심이 있다”며 “나 전 의원 지지자들이 나 전 의원과 걸어온 길이 다른 안 의원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여년 간 우리 당을 지키고 함께 동고동락해 온 나 전 (원내)대표와 함께 손에 손 잡고 멋진 화합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 측은 양자 대결 구도가 된 만큼 결선 투표로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노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가상 양자대결의 경우 김 의원이 안 의원에게 밀리는 결과가 나오는 것도 1차 투표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 취약한 수도권·중도층·청년층 등으로 지지세 확산을 시도했다. 김 의원은 이날 종일 수도권 일정을 소화했고, 오는 28일 경기 부천에서 수도권 통합 출정식을 한다. 김 의원 측은 이날 이인제·황우여 전 대표,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 김광림 전 최고위원 등을 캠프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면서 “수도권과 중도층 공략을 위한 인사 영입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 측에서는 당원 비율이 높은 영남에서 김 의원 지지율이, 당원 비율이 낮은 충청·호남에서 안 의원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을 두고 실제 전당대회 결과는 김 의원 쪽으로 더 기울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안 의원은 이날 나 전 의원 불출마에 대해 “안타깝고 아쉽다. 출마했다면 당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전당대회에 국민들의 관심도 더 모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에게 다자대결에서 다소 밀리는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이 출마하지 않으면서 1차 투표에서 승부가 날 가능성이 높아져 안 의원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안 의원 측은 나 전 의원이 친윤계의 집단적 ‘린치’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낸 만큼 나 전 의원 지지층이 김 의원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성 친윤계에 대한 반발 표심이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수도권 연대를 통해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이나 윤상현 의원의 경우 수도권에서 전방지휘관이 나와야 한다는 건 저와 같은 생각”이라며 “1차 투표에서 끝내겠다는 각오를 하고 뛰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과 나 전 의원이 수도권 승리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로 도와주고 이런 상황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마지막 남은 변수는 비윤계 대표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나 전 의원 불출마로 유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의 공개 행보가 최근 뜸해졌다는 점에서 불출마할 것이라는 예상도 강하다. 당 관계자는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많은 선거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출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원내에 유 전 의원을 도울 의원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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