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수행원 면면 보니
개혁·개방 경험한 베트남, 첨단산업단지 시찰 기회로
김영철·리수용·리용호 등 외교안보 라인도 대거 포진…김영남·최룡해 평양에 남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수행원에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 함께했던 외교안보 라인 주요 관계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여기에 경제와 간부인사를 담당하는 당 고위 간부들이 새로 포함돼 눈길을 끈다. 원론적 합의를 했던 싱가포르 회담 때에 비해 이번 회담에서는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할 것이란 전망, 북한이 참고할 수 있는 개혁·개방 경험을 가진 베트남이 회담 장소라는 점 등을 염두에 둔 구성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의 24일 보도를 보면 전날 오후 평양역을 출발한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에는 노동당 김영철·리수용·김평해·오수용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국무위원회 관계자들이 탑승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으로 추정되는 여성도 보였다. 평양역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당 부위원장 등이 김 위원장을 환송했다.
김영철·리수용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이다. 김 부위원장은 1차에 이어 이번 회담을 앞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정상회담을 확정짓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싱가포르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챙기는 사실상의 비서실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부상이 이번에도 수행한 것은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임명 후에도 평화체제 협상 등에서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한다. 북한이 1차 때 포함된 인사들을 대표단에 거의 포함한 것은 싱가포르 회담의 연속선상에서 이번 회담에 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차 때 없었던 새 인물들이 포함돼 이번에는 보다 진전된 합의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특히 오수용·김평해 당 부위원장이 이번 수행단에 포함됐다. 오수용 부위원장은 당 경제부장을 겸하며 경제 문제를 챙겨왔다. 전자공업상을 지낸 인사로 김정은 정권에서 북한의 첨단산업 정책을 책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내 첨단산업단지 등을 시찰하거나 경제협력을 논의할 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평해 부위원장은 내각 인사권을 행사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이 경제 건설 주도권을 내각에 맡겨둔 상황에서 경제 발전 경험에 대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간부 중심의 인적교류 및 개혁·개방을 대비한 교육 차원으로 보인다”며 “회담 성과를 중간 관료들에게 설명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