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0월초 남북통신선부터 복원···남조선 도발할 목적 없어”

|박은경 기자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가 심각한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면서 내달 초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색된 한반도 정세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고 “말이 아닌 실천”을 강조하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미국을 향해서는 대북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정은 동지께서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역사적인 시정연설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당면 투쟁방향에 대하여’를 하셨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경색돼 있는 현 북남 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반도(한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온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단 10월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라”는 의사를 밝혔다.

남북은 지난 7월27일 통신연락선을 13개월 만에 복원했지만,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실시를 문제삼아 지난달 10일부터 남측의 정기통화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남측으로 돌렸다. 그는 “남조선은 북조선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망상과 심한 위기의식, 피해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면서 “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단계에로 발전해나가는가 아니면 계속 지금과 같은 악화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이 남조선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기본 입장을 되풀이 했다. 김 위원장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계속 밝히고 있는 불변한 요구”라며 “이것은 북남관계를 수습하고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기 위해서도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라고 했다.

조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새 미 행정부의 출현 이후 지난 8개월 간의 행적이 명백히 보여준 바와 같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것이 없다”며 “오히려 그 표현 형태와 수법은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미국이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저들의 적대행위를 가리기 위한 허울에 지나지 않으며 역대 미 행정부들이 추구해 온 적대시 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미국이 편가르식 대외정책으로 신냉전 구도를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한 김 위원장은 북한도 우호적 국가들과 선린우호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김 위원장의 연설과 관련해 즉각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논평에서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 북한이 우리의 접촉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