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내정자, 증여세 미납 드러나자 28년 만에 지각 납부

강병한·유정인 기자

“야전 근무로 미납 사실 몰랐다”… 14일 52만원 납부

거주 않는 서초동 아파트·무연고 청원 땅 투기 의혹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65)의 부동산 매입을 둘러싼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14일 경북 예천군 임야 구입 과정에서 증여세를 내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뒤늦게 누락된 증여세를 납부했다. 하지만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충북 청원군 땅에 대한 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 임야 구입 증여세 미납 시인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가 14일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임시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가 14일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임시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내정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경북 예천 용문면 임야 2필지는 1986년 후보자 장인이 후보자의 배우자에게 구입해 주면서 장남과 공동명의로 등기한 것”이라며 “당시 야전에 근무하는 관계로 증여세 납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였으나 이번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미납 사실을 확인하고 오늘자로 납부(52만원)했다”고 밝혔다. 장관 지명 하루 만에 불법행위를 시인하고 땅 매입 28년 만에 세금을 납부했다. “해당 토지는 임야로 공시지가 변동이 거의 없고 구입 이후 현재까지 30년 가까이 계속 보유하고 있다”는 해명도 덧붙였다.

1986년 김 내정자의 부인과 당시 8살이던 장남이 경북 예천군 용문면 사부리 93-1번지 임야 18만1289㎡와 94번지 임야 2만8959㎡를 절반씩 구입한 것으로 나타나 편법 증여 의혹이 일었다.

■ 불거진 서울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 투기 의혹

김 내정자가 2000년 본인 명의로 구입해 전세로 임대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1차 아파트(98.56㎡)를 둘러싼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김 내정자 측은 “배우자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평일에는 이 아파트에 살다가 주말이면 양구 2사단의 군 관사로 오곤 했다”면서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전세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배우자는 2002년 8월15일 매매해 같은 해 10월17일 등기한 서울 노량진 아파트에 살기 전까지 반포동 아파트에서 일시 거주한 것으로 보인다.

1977년 한강변에 지어진 이 아파트는 도시계획법상 20년이 지난 1990년대 중반 재건축 대상으로 떠올랐다. 1996년 11월21일자 경향신문은 “가장 사업 추진이 빠른 곳은 신반포 1차 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1년 만인 현재 82%의 재건축 동의를 받고 설계사무소에서 재건축 가설계를 마치는 등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고 보도했다.

결국 이 아파트는 지난해 말 최고 층수 38층으로 재건축 승인이 나 소유주들은 막대한 개발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98.56㎡ 아파트의 현재 가격은 15억5000만~16억원으로, 2000년 구입 당시에는 5억~6억원가량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방 지역 사단장 시절 실제로 거주하지 않은 아파트를 구입한 것은 부동산 투기 목적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 무연고지 충북 청원 땅도 해명 납득 안돼

충북 청원의 1만2397㎡(3750평) 규모 임야의 구입 목적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김 내정자 부인은 1990년 청원 당곡리에 1만2397㎡ 규모의 임야를 샀다. 이 땅은 김 내정자가 전역한 뒤인 2010년 절반이 차남에게 증여돼 현재까지 두 사람이 함께 소유하고 있다.

김 내정자 측은 “전역 후 전원생활을 위해 매입했고 이후 증여세도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 부부가 모두 경남 출신으로 충북 청원에 연고가 없고 차남에게 증여를 한 점에서 ‘은퇴 후 살 곳’이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 내정자는 군 생활 동안 충북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한 적도 없다. 결국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땅을 사들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