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이어 윤석열까지···이리저리 튀는 ‘대장동 게임’

박순봉·박광연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중구 버텍스코리아에서 열린 ‘꿈과 혁신 4.0 밀톡, 예비역 병장들이 말하고 윤석열이 듣는다’에서 참석자 발언을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중구 버텍스코리아에서 열린 ‘꿈과 혁신 4.0 밀톡, 예비역 병장들이 말하고 윤석열이 듣는다’에서 참석자 발언을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대여 공세 기회로 삼으려했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오히려 국민의힘 내부를 휘젓고 있다. 곽상도 의원 아들 ‘50억 퇴직금’ 논란에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버지가 대장동 의혹 특혜 회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누나에게 집을 팔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윤 전 총장은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밝히며 뇌물성 거래 의혹을 보도한 매체를 형사고발했다. 하지만 여당은 물론, 당내 경쟁주자들도 윤 전 총장을 압박하면서 수세에 몰리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우연”이라고 비판했고, 유승민 전 의원 캠프도 윤 전 총장을 향해 “카르텔의 동조자”가 아니냐는 의혹을 내놨다.

대장동 의혹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해온 윤 전 총장이 29일 역으로 화천대유와의 연루 의혹으로 집중 공격을 받았다. 전날 유튜브 채널인 열린공감TV는 윤 전 총장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2019년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씨의 누나이자 관계사인 천화동인 3호 이사 김명옥씨에게 서울 연희동의 단독 주택을 팔았다고 보도했다. 열린공감TV는 주택 거래를 두고 윤 전 총장에 대한 뇌물 의혹과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을 제기했다.

윤 전 총장은 주택 매수자가 누구인지 몰랐고,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날 공지문을 통해 “윤 명예교수의 건강 문제로 부동산중개업소에 평당(3.3㎡) 2000만원에 (집을) 내놨고, 중개업자가 데려온 사람의 개인 신상을 모르고 계약한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도 이날 기자들에게 아버지가 다쳐서 아파트로 이사하기 위해 집을 내놓은 것이고 가격도 시세보다 싸게 팔았다고 설명하며 “사간 사람이 누군지 어떻게 알겠나”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주택 매매 계약서와 중개 수수료 지급 영수증을 공개했다. 캠프는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전혀 없고, 매매대금 19억원만 받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정천수 대표이사 등 열린공감TV 관계자 4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여권은 김명옥씨가 윤 전 총장 부친의 집을 산 것은 우연이 아니며, 뇌물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시 윤석열 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기 불과 40일여 전이었다”며 “보험일까요? 아니면 뇌물일까요?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만, 고약한 냄새는 풍긴다”고 적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주의 기운이 모여야 우연찮게 가능한 일”이라고 비유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 정진욱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거래가 우연히 일어날 확률은 서울의 주택 숫자만 계산해도 300만분의 1”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김만배씨와 윤 전 총장이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SNS에 “김만배 기자는 20년 넘게 법조만을 출입한 기자다. 윤석열 후보도 검사 시절 기자들과 농도 짙은 관계를 유지했다. 김만배를 몰랐을 리 없다”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만배씨를 알고는 있지만 “개인적 친분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당내 대선 주자들도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두 차례 SNS에 글을 적어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첫 번째 글에서 해당 주택 거래를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우연의 일치 같은 사건”이라고 비유했다. 두번째 글에선 “장모 사기사건에 부인 주가 조작사건, 본인 고발사주 의혹사건에 부친 대장동 주범과의 수상한 부동산거래 등 과연 비리 의혹의 끝은 어디까지냐”고 적었다. 두번째 글은 이후 삭제했다. 홍 의원은 이날 경북 상주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참 기이하다. 배경도 있지 않겠나”라며 “우리 당 누구라도 걸려들면 용서하지 않는다. (대장동 의혹 관련자들은) 서민 피빨아먹는 거머리떼”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이수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우연의 일치가 왜 하필 김만배와 윤석열 후보 사이에서 일어났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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