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공정…대선 뒤흔드는 태풍 ‘대장동’

유정인 기자

‘대장동 의혹’ 대선 정국 영향

<b>대장동 특혜 의혹 놓고…여야 현수막 맞불</b>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정치권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4일 서울 송파구 거리에 대장동 개발 자산관리업체인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야당 국회의원의 아들 문제를 제기한 여당과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야당이 각각 내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특혜 의혹 놓고…여야 현수막 맞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정치권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4일 서울 송파구 거리에 대장동 개발 자산관리업체인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야당 국회의원의 아들 문제를 제기한 여당과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야당이 각각 내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상상 못할 개발이익 민심 자극
50억 퇴직금·아빠찬스에 공분
여야 주자들 이름 거론 ‘초긴장’

가지에서 뿌리로 실체 드러나면
다른 이슈 다 삼킬 폭발력 예상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정국을 삼킬 초대형 블랙홀이다. 여야 모두 의혹 대상이다. 정치·법조·언론계 일부가 결합한 카르텔이 의심된다. 상식을 벗어난 수익률은 부동산 민심을 건드리고, ‘50억 퇴직금’ ‘아빠 찬스’ 논란은 공정 이슈와 닿아 있다. 대선을 5개월 앞둔 정치권은 의혹과 여론에 민감하다. 비리 의혹의 작은 가지 하나, 잔뿌리 하나도 폭발력이 크다. 뿌리가 여야 어느 쪽에서 뻗어 나왔는지, 어디까지 뻗쳐 갔는지가 관건이다. 이번 대선에서 대장동 블랙홀을 벗어난 새로운 시대정신이나 정책 어젠다가 의제로 떠오르기 어려울 거란 관측도 있다. 대장동 블랙홀은 여야에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 이재명 경기지사와 무슨 상관이 있나.

“보수 야권은 이 지사를 ‘의혹의 몸통’ ‘설계자’로 부른다. 반면 이 지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특혜성 개발에서 시민 권익을 지키려 한 ‘경비원’이라 스스로를 빗댄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사업이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기인 2014년 추진된 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 지사의 시장 선거를 도운 인물이라는 점을 의혹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유 전 본부장이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로 구속된 만큼, 수사의 칼끝이 당시 시정 책임자인 이 지사를 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적극 반박하며 역공을 편다. 성남시장으로서 설계한 것은 성남시 몫의 개발 이익을 확보하는 부분이며, 유 전 본부장이 측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로서 이 지사는 검찰 수사 향방에 따라 리스크 여부가 달라진다. 본선까지 야당이 파상공세를 펼 가능성도 높다. 의혹의 뿌리가 보수 인사들로 확인되면, 이 지사가 중도·무당층의 표심을 확보할 기회도 열려 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연관성은.

“부동산 개발특혜 의혹이라는 본류와 연관된 의혹은 제기돼 있지 않다. 다만 문제의 인물들과 얽힌 ‘카르텔’ 의혹이 있다. 부친의 부동산 거래가 의혹의 불을 댕겼다. 부친이 2019년 서울 연희동 주택을 19억원에 팔았는데, 집을 산 사람이 화천대유 최대주주인 김만배씨의 누나였다. 윤 전 총장은 김씨의 이력을 이번에 알았고, 집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팔았다고 했다. 하지만 여당과 야당의 경쟁주자들은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우연’이라며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박영수 전 특검이 아번 의혹의 주요 인물로 떠오른 점도 변수다. 화천대유에서 박 전 특검은 법률 고문을, 박 전 특검의 딸은 팀장을 맡아 일했다. 박 전 특검에 대해 사법처리 수순을 밟을 경우 윤 전 총장에게도 화살이 돌아올 수 있다.”

- 여야의 대선 경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민주당 경선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지사는 본선 진출 티켓을 거의 손에 쥐었다. 검찰 수사결과는 민주당 대선 후보가 뽑히는 오는 10일 전에 나오기 어렵다. 영향이 제한적이다. 문제는 대선 본선이다. 수사 결과 이 지사 본인이나 주변의 혐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표심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상황은 좀 더 복합적이다. 당장 8일 발표되는 2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 8명의 후보 중 4명을 남기는 컷오프에서 윤 전 총장은 선두권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종 후보가 선출되는 오는 11월 5일까지 어느 후보의 시간으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뚜렷한 1강 주자가 없는 만큼, 지지층 흐름도 여당보다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으로선 박 전 특검 수사의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검찰 수사 방향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서 핍박받은 ‘검찰 투사’ 존재감을 부각할 수도 있다. 야권 인사 연루 의혹이 또 불거질 경우 경선에선 ‘개혁 보수’에 힘이 실릴 여지도 있다.”

- 왜 민주당은 ‘국민의힘 게이트’로 국민의힘은 ‘이재명 게이트’라고 부르나.

“민주당은 ‘국민의힘 게이트’로 명명했다. 대장동 개발이 이뤄진 때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였고, 특혜 업체에도 곽상도 의원과 원유철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쪽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게이트’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 지사를 맹공하고 있다. 이 지사를 ‘몸통’으로 보고, 화천대유 고문으로 일한 권순일 전 대법관과 이 지사의 재판 거래 의혹 등도 제기한다.

프레임 차이는 특검 도입에 대한 입장 차이로 이어진다. 민주당은 야당이 신속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특검을 주장한다고 여긴다. 반면 국민의힘은 현 정부 영향력 아래 있는 검경의 수사로는 여당 비리를 드러낼 수 없다고 본다. 독립성과 공정성을 갖춘 특검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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