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KTX 역세권 부동산 의혹’···전당대회 최대 이슈되나

문광호 기자

“3800만원 땅이 640억으로 1800배”

황교안 제기에 안철수·천하람도 가세

울산역 연결도로 노선 변경 개입설도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모임인 ‘바른정치 모임’의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모임인 ‘바른정치 모임’의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KTX 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황교안 후보가 주도적으로 제기했고 안철수 후보와 천하람 후보도 가세했다. 김 후보 측은 “불법이 있다면 정치 생명을 걸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김 후보는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혹 검증을 요청했다.

황 후보는 20일 MBN 국민의힘 대표 토론회에서 “김 후보가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여러 차례 해명했는데 해명한 것에 거짓이 있으면 후보 사퇴를 약속하겠나”라고 질문했다. 황 후보는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는 (의혹이) 전형적인 권력형 토건 비리이기 때문”이라며 “왜 김 후보의 땅과 멀리 떨어진 곳에 만들어지기로 한 도로가 김 후보 땅으로 휘어져서 들어왔나”라고 말했다.

천하람 후보도 김 후보를 향해 “김 후보가 ‘울산의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며 “지난 토론에서 (땅을) 95% 할인해 매각할 의향이 있다고 했는데 정확하게 얼마에서 할인하는지 명확하게 매도 호가를 말해달라”고 말했다. 김 후보가 직접 정확한 시세차익을 밝히라고 비꼰 것이다. 안 후보는 “국민에게 있어 부동산 문제는 역린”이라며 “이걸 건드리면 내년 총선에서 진다. (이 문제는) 내년 총선 끝까지 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 후보는 강하게 반발했다. 김 후보는 TV토론에서 “법무부 장관을 하고 국무총리도 하고 당대표를 하신 분(황 후보)이 흑색선전, 가짜뉴스를 한다”며 “(울산 땅에) 불법이 개입 됐다면 제가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당 선관위 클린선거소위원회에 해당 사안을 조속히 검증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 토지 및 KTX 역세권 연결도로 위치. 황교안 국민의힘 대표 후보 측 제공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 토지 및 KTX 역세권 연결도로 위치. 황교안 국민의힘 대표 후보 측 제공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 및 KTX 역세권 연결도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 측 제공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 및 KTX 역세권 연결도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 측 제공

김 후보는 1998년 2월 울산 삼동면 인근 언양읍 일대 땅을 매입했다. 울산시는 2003년 삼동면이 울산하늘공원을 유치하는 조건으로 삼동~KTX울산역 연결도로 개설 사업을 약속했다. 해당 사업은 경제성 문제로 장기간 지연됐다가 지난해 행정안전부 심사를 조건부 통과했다. 2024년 하반기부터 시의 보상 절차가 이뤄진다. 처음 의혹을 제기한 이는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그는 2021년 10월 “2007년 도로개설사업 타당성 연구용역 착수보고에서 검토되던 노선에는 김기현 (당시) 원내대표 소유 임야로 지나는 노선이 아예 없었다가 두 차례 중간보고를 거치면서 당초에 없었던 김 원내대표 소유 임야로 지나는 휘어진 노선이 기본노선이 됐다”고 주장했다.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김 후보가 매입한 언양읍 토지 가격이 연결도로 사업으로 상승해 시세 차익을 얻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당시 양이 의원은 “김 원내대표는 전체 3800만원(추정) 가량에 3만4920평의 맹지 임야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된다”며 “임야에 도로가 개설될 시 현재 주변 시세로 땅값만 약 6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후보는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김 후보는 3800만원에 샀던 땅이 640억원이 돼 1800배의 시세차익이 생겼다는 의혹이 있는데 이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공보에 공개된 재산내역을 통해 분석한 결과 김 후보가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된 2004년 7월 당시 언양읍 일대 소유 토지 가액은 3632만원이었다. 이 토지는 지난해 3월 기준 2억518만원이 됐다.

김 후보가 권력을 이용해 울산역 연결도로 노선을 변경했다는 의혹도 있다. 황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김 후보는 2004년 제17대 울산 남구을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간사, 한나라당 제1정책조정위원장과 원내부대표를 지냈고, 2008년에 재선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간사 겸 위원장직무대리, 한나라당 제4정책조정위원장과 대변인을 역임했다”며 “2007년 8월2일 (도로 건설) 착수보고 시 김 후보의 땅은 노선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가 10월에 김 후보 땅에 터널 입구 설치 노선을 제시했고, 11월30일 중간보고 시 김 후보 땅 노선이 기본노선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지난 16일 설명자료를 내고 “이 임야를 지나는 ‘KTX울산역-삼동 도로계획’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3월 삼동면민들과 박맹우 당시 울산시장이 실시한 간담회 이후”라며 “토지 매입으로부터 약 8년1개월 차이가 난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또 “해당 임야의 도로계획은 하부 지하를 100% 터널로 관통하는 산 중턱에 있는 토지”라며 “이를 두고 ‘개발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상식 밖이지만, 지하터널을 도로개설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완전한 허위의 사실”이라고 했다.

김 후보 측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안 후보와 황 후보 측에서 지속해서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확대 재생산하며 심지어 ‘사퇴’까지 운운하고 있다”며 “‘김대업의 악몽’을 또 재연하려는 건가”라고 말했다. 또 “KTX 울산역 연결도로에 대한 의혹은 민주당이 만든 악의적 프레임이다. 명백한 허위사실을 검증하라고 우기는 것이 민주당식 마타도어이고 선동정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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