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양강 후보인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차기 총선 관련 공천 공정성 담보 방안을 두고 22일 열띤 공방을 벌였다. 안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공천을 협의하겠다는 것이냐”며 김 후보를 압박했고 김 후보는 “대통령과 당을 분리시키려는 시도”라며 안 후보를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날 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3차 TV토론회에서 자신의 주도권 토론의 첫 상대로 김 후보를 꼽으며 공세를 폈다. 안 후보는 “김 후보는 이틀 전 KBS 인터뷰에서 공천할 때 대통령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공천을 협의하겠다는 것인지 입장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최근 발표한 자신의 공천 혁신안인 ‘시스템 공천’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헌법 제7조를 보면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가 있는데, 만약 대통령과 공천에 대해 의논한다면 법적 문제 소지가 있다”며 김 후보를 겨냥했다. 안 후보는 “대통령은 그럴(개입할) 분이 아니라 생각하는데, 김 후보가 스스로 위험한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며 “(김 후보는)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불안한 후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는 ‘시스템 공천’을 말하는데, 정치한 10년쯤 동안 거의 (당)대표를 했는데, 그때는 왜 안하고 지금 하겠다는 거냐”며 “(안 후보는 과거) 비례대표도 자기 측근으로 다 공천을 하셨다”고 맞받았다. 김 후보는 이어 “대통령이 당의 현안과 관련해 논의하고 여러 의견을 전달하며 토론하는 걸 정치중립 위반이라고 하는 건 혼자만의 해석”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대통령이 여러 의견을 전달하는 건 정책에 관한 부분’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 후보는 “당의 문제는 결국 대통령과 같이 협의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무인도에서 살아계시냐”라고 대응했다.
2020년 총선과 관련한 해석 갈등도 벌어졌다. 안 후보는 “지난번 총선 이후로 우리가 (시스템은) 바뀐 게 없는데, (당시 대표를) 황교안 후보가 맡고 있었으니 황 후보가 문제라는 말이냐”라고 물었다. 앞서 김 후보가 ‘당의 상향식 공천 제도엔 문제가 없고, 운영하는 사람이 문제’라는 취지로 발언했던 것을 들어 우회적으로 질문한 것이다.
김 후보는 “황 후보도 공천 잘못했다. 공천을 잘못하고 번복하고 비례대표 (후보)가 뒤집어져 난리법석난 게 총선 참패의 큰 원인”이라고 했다. 그는 “안 후보는 큰 정당 대표도 해보지 않았고 대통령이 소속된 당에서 공천해본 적 없다”며 “(안 후보는) 대통령과 당을 분리시키려는 시도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는 (다른 당에 있는) 그 동안 혼자 독단적으로 공천했다. 측근, 밀실 공천했다”며 안 후보를 비판했다. 안 후보는 “저는 그래서 시스템 공천을 하자고 말씀드렸는데, 거기 대해서는 말씀이 없다”며 김 후보를 재차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