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철수 “김기현, 말실수 너무 많아…총선까지 버틸지도 의문”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후보는 26일 유력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를 두고 “너무 실수를 많이 한다. 정무감각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대표가 되면) 총선까지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 “(공천할 때) 윤 대통령의 의견을 듣겠다”는 김 후보의 발언을 실수 사례로 꼽으며 이같이 비판했다.

안 후보는 자신과 김 후보의 결선 진출을 예상했다. 그는 “김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확장성이 없다”면서 천 하람 후보와 황교안 후보 지지층이 결선투표에서 자기에게 올 것으로 전망했다. 김 후보에 대해선 “수도권 선거를 치러 본 적 없다” “신세진 사람이 많아 공천 파동이 뻔하다” 등 공세를 취하고 “누가 대표가 돼야 총선을 이길지 당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서도 “그 땅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과 묶어 총선이 끝나는 날까지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안 후보와의 일문일답.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당대표 출마는 언제 결심했나.

“국회에 들어와 법안을 다루다 보니 정권교체가 완성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110개 국정과제 중 법안으로 통과되는 게 거의 없었다. 총선에서 압도적 1당이 돼야 정권교체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천 후보는 자신이 2위로 올라섰다고 주장한다.

“김 후보가 울산 땅 의혹 대응하는 것을 보면, 나는 (기자들이) 묻는 말에만 답하고 공세는 다른 후보들이 취하는데 나에게만 사과하라고 공격한다. (김 후보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네거티브를 하면서 전당대회를 진흙탕으로 만든 것에 공개 사과하라”고 말했다.) 그것만 봐도 알 수 있다. ‘1강3중’이 아니고, 사실상 두 사람(김·안 후보)의 결선투표다.”

-결선투표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나.

“김 후보는 확장성이 없다. 천 후보 지지자들은 김 후보와 성향이 다르고, 황 후보도 (울산 땅 의혹 제기로) 정계 은퇴 얘기 나오는 수준으로 심하게 (싸움이) 붙어서 황 후보 지지자들이 (결선에서 김 후보 지지로) 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다. 내달 4일 투표를 시작했을 때 과연 누가 대표가 돼야 우리 당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 당원들이 판단할 것이다. 결선투표가 시작되면 더 그럴 것이다. 김 후보는 울산에서만 20년을 (활동) 했다. 수도권 선거를 치러본 적이 없고 수도권 민심도 모른다. 중도층, 2030의 표를 얻을 수 있겠나. 김 후보는 신세진 사람도 많아서 공천 파동이 불 보듯 뻔하다.”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이 크게 늘었다.

“2030 세대와 수도권 당원이 많아졌다. 제게 훨씬 유리한 구도다. 모바일 투표를 진행해서 투표율도 높을 것이라고 본다”

-챗 GPT에게 안 후보의 선거 완주 및 승리 확률을 물어보면 얼마나 나올까.

“‘모르겠습니다’라고 나올 거다. (웃음) 챗 GPT가 학습한 데이터가 2021년까지라 전당대회가 있다는 사실도 모를 것이다. 챗 GPT에 우리 당 당헌·당규를 딥러닝시켜보니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자동으로 요약해서 답을 잘 하더라. 당원 서비스 등에 챗 GPT를 활용해 민주당과 차별화할 것이다. 총선은 크게 혁신경쟁, 공천경쟁이다. 그 두 가지 면에서 김 후보는 저에 비하면 훨씬 부족하다.”

-김 후보 발언이나 행보 중 ‘당대표가 되면 큰일 나겠다’ 싶었던 것이 있나.

“한둘이 아니다. 너무 실수를 많이 한다. 대표적으로 내가 대표가 되면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는 발언이다. 탄핵되려면 법적인 요건이 있어야되는데, 불법 저지른 게 없지 않나. 대통령과 공천을 상의하겠다는 말(정확히는 ‘대통령의 의견을 듣는다’고 했다)도 이상하다. 그것 때문에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대법원에서 2년 실형 판결을 받았잖나. 연속으로 그런 실수를 하는 걸 보면 전체 선거를 지휘할 수 있는 정무감각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년 총선까지 1년이나 남았는데 그 기간을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다.”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 관련 보도가 계속 나온다.

“(김 후보 의혹이) KTX 땅만이 아니지 않나. 내가 민주당을 잘 아는데, 아마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과 묶어서 내년 총선 끝나는 날까지 공격할 것이다. 잔뜩 (공격 거리를) 쌓아놓고 있다. 굉장히 많은 표를 잠식당할 수 있다. 반대로 만약 저와 이재명이 붙는다면, 우리 당에 거리낄 것이 뭐가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