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실 관계자, 당원에게 김기현 홍보물 ‘전파’ 요청했다

조문희 기자

특정 여당 대표 후보 지지성 활동

대통령실 관계자가 한 사실 확인

전대 개입 의혹이 위법 논란으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들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올라온 김기현 당 대표 후보 홍보 메시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들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올라온 김기현 당 대표 후보 홍보 메시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성격의 홍보물을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전파해달라고 당원에게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직접 특정 후보 지지성 활동을 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이 위법성 논란으로까지 번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녹취에 따르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A씨는 당원 B씨에게 올해 초 “저희 뭐, 전당대회도 별로 안 남고 그래서”라며 “김기현 대표 뭐 이런 방이 하나 있는데, 거기 뭐 콘텐츠 올라가 있으면 뭐 그런 것도 좀 봐주시고, 좀 전파하실 (채팅)방 있으면 전파도 좀 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채팅방) 초청을 좀 드려도 되겠나”라고 제안하며 “방 이름은 ‘김이 이김’”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현이 이긴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이름이다.

A씨는 “그쪽(채팅방)에서 뭐 콘텐츠 올라오고 이러면은 좀 (공유)해주시고 이러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B씨가 “그걸(콘텐츠를) 받아서 이제 저희 OO(활동 지역) 쪽에 공유하고 그것만 해드리면 되느냐”고 묻자 A씨는 “맞다”고 했다.

B씨는 A씨의 제안 후 해당 채팅방에 들어갔다가 얼마 만에 나왔다. B씨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초대를 받아 들어간 채팅방에) OOO(특정 지역명) 등 프로필을 가진 정치인부터 여러 사람이 모여 있었다”며 “(국민의힘) 당의 지지자를 떠나서, 앞뒤가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어 얘기를(제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에게 정당이나 정치단체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할 수 없게 하는 등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이날 기자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기자가 ‘김기현 후보 홍보성 글이 올라오는 채팅방에 어떤 분을 초대하고, 김 후보 홍보 글을 다른 곳에 공유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있느냐’고 문자로 물었을 때도 답이 없었다.

A씨는 최근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C씨, 선임행정관 D씨와 함께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논란에 휘말린 인물이다. A씨 등이 일부 채팅방에서 초대한 인물들이 김 후보 지지·안철수 후보 비방 성격의 글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A씨 등의 참여가 확인된 채팅방은 현재까지 2곳이다. 이들 채팅방은 각각 지난해 10월, 올해 1월 특정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및 국민의힘 당원들의 대통령실 방문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경향신문 보도와 관련해 해당 의혹을 들여다본 안 후보 측은 두 채팅방을 ‘마포 대통령실 방문 톡방’과 ‘삼각지(용산) 단톡방’이라고 부른다.

삼각지 톡방에는 C씨가 E·F씨 등 2명을 초대했다. 마포 톡방에는 마포구가 지역구인 소영철 서울시의원이 E씨를, C씨가 F씨를 초대했다. E·F씨는 각 채팅방에서 “작전세력, 이번엔 안철수한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한텐 시장·대통령 자리 뭐든 다 양보하면서 국힘(국민의힘)한텐 악착같이 이자까지 받아내는 안철수” 등의 내용이 담긴 카드뉴스를 채팅방에 올렸다. 김 후보와 관련해서는 “김기현은 민주당을 상대할 수 있는 전투사” “국민의힘 성공 밑거름 헌신의 리더십 김기현” 등 지지성 홍보물을 수시로 게시했다.

A씨가 B씨에게 김 후보 홍보글 공유를 요청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심각한 범법행위”라고 말했다. A씨 등 대통령실 관계자가 E·F씨를 채팅방에 초대한 일에 국한된 비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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