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취임 후 첫 국민의힘 연찬회···주호영 “야당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고상하게”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5일 1박2일 일정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소속 국회의원, 각 부처 장·차관 등이 참석한 연찬회에서 당·정 단합을 통한 윤석열 정부 국정 뒷받침을 다짐했다. 이준석 전 대표 징계 사태 이후 극심한 당내 분열을 극복하고 민생정당으로서 윤 대통령과 여당을 향한 거센 민심을 돌려놓는 계기를 만들고자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 마련한 자리다. 연찬회에서는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치열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 집결해 연찬회 일정을 시작했다. 소속 의원 115명 중 101명과 각 부처 장·차관 및 외청장 약 60명 등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다. 행사가 열린 대강당 무대에는 ‘통합·민생·미래 대도약 - 2022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라고 적힌 걸개가 걸렸다. 의원들은 가슴에 ‘국민의힘’이라 적힌 흰색 반팔티를 맞춰 입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당 안팎으로 복잡한 일들이 많은 이때 정기국회를 앞두고 우리의 단합과 주요 현안 정리를 위해서 연찬회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여당이 되고 처음 열리는 연찬회라 훨씬 어깨가 무겁고 많은 책임을 느낀다. 여당은 국민과 역사 앞에 무한책임을 지기 때문”이라며 “야당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고상하게 가서 민심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가장 기초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헤쳐나가야 한다”며 “연찬회를 통해 주요 현안을 정리하고 우리의 단합도 도모하면서 국정 동력을 얻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다음주부터 열리는 정기국회와 관련해 “여소야대 상황인 만큼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새 정부 흠집내기와 민생 발목잡기에 혈안”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새 대표가 선출되면 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예측된다”며 “그럼에도 이번 정기국회를 대도약 국회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으로서 민생 회복 과제를 최우선 처리할 것”이라며 “우리의 방향은 명확하다. 오직 민생, 오직 국민”이라고 밝혔다.

김석기 사무총장은 “윤석열 정부가 사실 잘 하는 게 많다”며 “자기정치를 앞세우는 게 아니라 선공후사, 선당후사 정신으로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나간다면 빠른 시간 안에 당 신뢰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후 이지성 작가의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의 ‘연금개혁 쟁점과 방향’, 윤희숙 전 의원의 ‘다시 뛰는 대한민국 경제’를 주제로 한 강연을 들었다. 윤 전 의원은 “쓴소리 좀 하고 가겠다”며 “우리 당이 국민에게 보이는 건 그런 태평성대가 없다”고 꼬집었다. 윤 전 의원은 “우리 정치는 한마디로 사심정치”라며 “패거리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 갈등을 증폭시키는 정치를 너무 많이 한다”고 밝혔다. 윤 전 의원은 “민주화 이후 모든 대통령이 가족·개인·측근 비리로 마지막이 비참했다”며 “국민들은 ‘저 당은 목표가 없고 서로 싸우느라 하루하루를 보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연장에는 윤 대통령이 보낸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보낸 콜라, 박상돈 천안시장이 보낸 호두과자가 놓였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상임위원회별 분임토의에는 장·차관들도 참석해 정기국회 중점법안과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의 만찬 후 시·도별 현안 간담회를 이어갔다. 26일에는 분임토의 결과 보고, 자유토론과 결의문 채택이 예정돼 있다.

정부 출범 초 당·정이 함께 모이는 대규모 행사지만 마냥 밝은 분위기는 아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회복되지 않고 있고, 대통령실을 둘러싼 인사 문제, 정부의 정책 혼선, 김성원 의원의 수해현장 실언 등 국정 난맥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이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이 늦어지면서 비대위 체제는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이를 감안해 연찬회를 총괄하는 권 원내대표는 이례적으로 ‘주류 반입 금지령’을 내렸다. 당 관계자는 “최근 수해와 경제난, 당 혼란 등 뒤숭숭한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며 “혹시나 음주 후 사고가 날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연찬회에서는 전당대회 시기와 비대위 성격·활동 기간을 두고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26일 자유토론에서 전당대회 관련 의견 교환이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 위원장은 “(연찬회 이틀째인 26일 전당대회 시기가 결정될지는) 알 수 없다”며 “(연찬회에서) 여러 의견을 듣고 비대위에서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위원장이 12월 초 정기국회 종료 후 내년 초 전당대회 개최를 희망하는 반면 당대표를 노리는 김기현 의원 등은 10월 말 국정감사 종료 후 전당대회 일정 시작을 주장한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비대위 임기를 이 전 대표 당원권 정지 징계가 끝나는 1월 초까지로 정해 이 전 대표 복귀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찬회에서 공유될 윤 대통령 의중도 전당대회 시기 결정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 위원장은 “대통령은 누차 당 운영에 개입하는 건 없다고 하셨다”며 “(만찬에서도 전당대회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인용 시에 대한 대책도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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