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 0.3배속, 갓난아기 다루듯…발사대까지 1.8㎞ 거리 ‘1시간25분’

고흥 | 이정호 기자

조립동 나선 누리호, 긴장·흥분 속 ‘이동·기립 작전’

성공 기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0일 오전 7시20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을 빠져나오고 있다. 누리호는 이후 조립동을 출발해 한 시간에 걸쳐 1.8㎞ 떨어진 제2 발사대로 이송됐다. 오전 8시45분쯤 제2발사대에 도착한 누리호는 오전 11시30분 발사를 위한 기립 작업을 완료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성공 기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0일 오전 7시20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을 빠져나오고 있다. 누리호는 이후 조립동을 출발해 한 시간에 걸쳐 1.8㎞ 떨어진 제2 발사대로 이송됐다. 오전 8시45분쯤 제2발사대에 도착한 누리호는 오전 11시30분 발사를 위한 기립 작업을 완료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센터 내 구불구불 도로 지나
오전 8시45분 발사대 도착
기립에 3시간 가까이 걸려
‘엄빌리칼 타워’와 연결 작업

20일 오전 7시20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쌀쌀한 아침 공기를 뚫고 옆으로 누운 거대한 흰색 물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지선을 닮은 평평한 무인특수이동차량에 실린 이 물체는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종합조립동을 나서더니 어디론가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발사를 하루 앞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위용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길이 47.2m, 중량 200t인 누리호는 사람이 걷는 속도의 3분의 1 정도인 시속 1.5㎞로 우주센터 내 도로를 따라 움직였다. 목표 지점은 조립동과 1.8㎞ 떨어진 제2발사대였다. 안전을 고려해 이동 속도를 늦추다 보니 이 정도 거리를 이동하는 데에도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누리호가 제2발사대에 도착한 시간은 이날 오전 8시45분이었다.

발사대에 도착한 누리호는 곧바로 기립 작업에 들어갔다. 옆으로 누워 이동한 누리호를 하늘 방향으로 똑바로 일으켜 세우는 일이다. 경주용 자동차로 치면 언제든 신호가 떨어지면 달릴 수 있도록 출발선에 정확히 주차시켜 놓는 과정과 비슷하다. 기립 작업을 할 때는 강풍 등에 누리호가 흔들리지 않도록 발사대 바닥에 단단히 붙잡아 두는 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기립 작업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완료됐다.

기립을 마친 누리호는 이날 오후부터 발사대에 우뚝 솟은 녹색 탑인 ‘엄빌리칼 타워’와 연결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엄빌리칼 타워는 누리호에 연료인 등유(케로신), 산화제인 액체산소를 넣고 전력도 공급한다. 조립동에서 나올 때 속이 텅 빈 상태였던 누리호는 엄빌리칼 타워를 통해 본격적인 이륙 준비를 마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엄빌리칼 타워는 누리호의 1~3단 로켓 모두를 관리할 수 있도록 높이도 누리호를 살짝 넘는 48m에 이른다.

누리호는 잠정적으로 21일 오후 4시쯤 발사될 예정이다. 정확한 시간은 발사 1시간30분 전에 발표된다. 기상청은 21일 오후 고흥은 비교적 맑은 날씨에 약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 발사를 연기할 이유가 없다는 최종판단이 내려지면 누리호는 발사 10분 전부터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뒤 우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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