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와 성찰]세상이 장터로 변할 때](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4/17/l_2025041801000516800054571.jpg)
오늘은 기독교인들이 성금요일이라 일컫는 날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을 기억하는 날에 ‘거룩한 성(聖)’자를 더한 것은 그의 죽음의 숭고함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십자가형은 인간이 고안해낸 가장 잔인한 처형 방식이다. 사형수는 장시간의 고통을 견뎌야 하고, 완벽한 고립감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여야 했다. 옷까지 벗겨진 채 십자가에 달림으로 그들은 인간적인 품격조차 박탈당했다. 사람들의 눈에 고스란히 노출된 그들의 몸은 더 이상 존엄하지 않았다. 십자가 아래에 있는 이들은 조롱과 모욕을 가함으로 처형당하는 이들과 자기들을 구별했다. 인간의 잔혹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현장에서 죽어가는 한 인간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조롱거리로 삼는 순간 인간의 소외는 절정에 이른다.무지가 열정과 결합하면 폭력이 된다. 폭력은 자기 속에 깊게 자리 잡은 두려움의 이면인 경우가 많다. 생명은 그 자체로 존엄하다. 폭력은 생명에 대한 부정이기에 거기에는 아름다움이 없다. 적나라한 폭...
2025.04.17 20:09